롯데마트가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포기하면서 내수시장과 동남아시아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롯데마트는 해외에서 모두 170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중국 점포를 빼면 58개밖에 남지 않아 외형이 단번에 쪼그라든다.
 
중국 포기한 롯데마트, 국내와 동남아 공략에 속도

▲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국내에서 신규출점 등 공격적 투자로 대형마트 1위와 2위인 이마트와 홈플러스를 추격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분기 말 기준으로 121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연말까지 126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4월과 7월 각각 서울 양평점과 서초점을 열었고 9월에 1만1900㎡ 규모의 대형점포인 김포한강점도 연다. 이밖에 대구칠성점과 경기 양평점, 포항두호점도 올해 안에 열기로 했다.

출점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롯데마트 점포 수는 모두 126개로 늘어난다.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올해 신규출점을 하지 않고 외형확대보다 내실경영에 집중하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이마트는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신규출점을 하지 않는다. 1993년 1호점을 연 이후 신규출점이 없던 해는 올해가 처음이다.

롯데마트는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숨고르기를 하는 동안에 체급을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는 기본적으로 많은 점포를 확보하는 다점포 전략이 유리하다. 대량구매로 구매비용도 줄일 수 있고 물류 면에서도 점포가 많아야 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마트시장의 성장세가 예전과 다르지만 내수시장은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롯데마트가 해외에 진출한지 10년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국내사업의 비중이 훨씬 높다. 롯데마트 전체 매출에서 국내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 영업이익 역시 해외에서 내는 적자를 국내사업이 그나마 만회하는 구조다. 

롯데마트는 한때 국내에서만 한해 영업이익 3천억~4천억 원가량을 냈다.

국내사업이 점차 정상화하고 있는 점 역시 롯데마트가 신규출점에 속도를 내는 이유로 꼽힌다.

롯데마트는 2분기에 국내에서 매출 1조4930억 원을 거뒀는데 지난해 2분기보다 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30억 원에서 22억 원으로 줄었다. 기존점 매출이 지난해 2분기보다 4.2% 늘며 성장세를 보였고 매출이 증가하면서 손익도 개선됐다.

그러나 국내 대형마트시장이 한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해외시장 공략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동남아시아를 선택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동남아시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롯데마트의 해외사업이 쪼그라들면서 롯데그룹에 동남아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베트남에 1998년 진출한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현재 10개의 롯데그룹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유통계열사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공략에도 더욱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2억6천만 명으로 내수시장이 넓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7월 베트남을 방문해 “앞으로 롯데가 해야 할 일이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