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네이버, 인공지능 스피커 놓고 치열한 마케팅 경쟁

▲ 임지훈 카카오 대표(왼쪽)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

카카오와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스피커 놓고 마케팅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앞으로 음원 스트리밍서비스와 캐릭터 경쟁으로 전선이 확대될 수도 있다.

◆ 카카오-네이버, ‘한정수량’ 마케팅 경쟁

19일 카카오와 네이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인공지능 스피커 출시를 앞두고 실시한 사전예약 판매에서 나란히 완판에 성공했다.

카카오는 18일 오전 11시부터 카카오의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의 사전예약 판매를 실시했는데 준비했던 3천 대 물량이 38분 만에 모두 동이 났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톡을 음성으로 이용할 수 있고 뉴스와 환율, 주가, 운세, 일정, 알람, 메모 등록 기능도 지원한다. 음원 스트리밍서비스 ‘멜론’과 라디오, 팟캐스트도 들을 수 있다. 카카오는 앞으로 카카오미니에 택시 호출이나 음식 주문, 장보기, 사물인터넷 기능 등을 추가한다.

사전예약자들에게 파격적 할인정책을 펼쳤다. 카카오미니는 정가가 11만9천 원이지만 카카오는 사전예약구매자들에게 5만9천 원에 판매했다. 멜론 1년 이용권도 제공했다.

네이버도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 출시를 앞두고 8월8일과 9월14일 두 차례에 걸쳐 사전예약구매 행사를 열었는데 두 번 모두 준비했던 4천 대를 모두 팔았다.

1차 행사에서 네이버뮤직 무제한듣기 이용권 구매 시 웨이브를 증정했고 2차 행사에서는 정가 15만 원에서 73% 할인된 4만 원에 웨이브를 판매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음원서비스 제공이라는 혜택에 한정수량 판매라는 마케팅 전략을 들고나오면서 완판에 성공했다”며 “4분기 출시를 앞두고 한정수량 사전예약판매로 ‘완판’ 이미지를 심어준 효과도 봤다”고 말했다.

◆ 멜론-네이버뮤직, 카카오프렌즈-라인프렌즈으로 전선 확대

카카오와 네이버가 벌이고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 경쟁이 음원스트리밍 서비스시장의 구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음원 스트리밍서비스는 인공지능 스피커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고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음원 스트리밍서비스는 지속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한 유료서비스이기도 하다.
 
카카오와 네이버, 인공지능 스피커 놓고 치열한 마케팅 경쟁

▲ 카카오의 '카카오미니'(왼쪽)과 네이버의 '웨이브'.


카카오와 네이버가 인공지능 스피커에 음원 스트리밍서비스 1년 이용권을 ‘끼워팔기’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멜론은 카카오의 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하고 있다. 멜론은 국내 1위 음원스트리밍 사업자로서 올해 5월 기준 사용자 수가 549만 명이다. 2위 사업자인 지니뮤직 이용자 170만 명의 3배에 이른다. 네이버 뮤직의 사용자 수는 154만 명 수준이다.

인공지능 스피커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회사가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인공지능 스피커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에도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인 ‘라이언’ 인형을 붙였고 네이버도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라인프렌즈 버전 웨이브’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체크카드에서 각각 카카오프렌즈와 라인캐릭터를 이용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인공지능 스피커시장에서도 캐릭터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