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7-09-12 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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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앞으로 해양플랜트시장을 주도하면서 수주곳간을 빠르게 채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중국정부를 등에 업은 중국 조선사가 해양플랜트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은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수주를 늘리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없이 폭발적으로 수주를 늘리기 어렵다”며 “올해 말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해양플랜트 발주가 이어지는데 해양플랜트 수주전은 해양플랜트 건조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2파전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양플랜트는 바다아래에 묻혀 있는 석유와 가스 등을 탐사, 시추, 발굴, 생산하는 장비를 말한다.
해양플랜트 수주규모는 건당 5억 달러 규모에서 최대 30억 달러에 이른다. 상선 발주가 최근 회복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상선 수주규모는 척당 5천만~2억 달러에 그친다.
조선소가 일감을 확보하는 데 상선보다 해양플랜트 수주가 훨씬 효과적인 셈이다.
해양플랜트 발주가 올해 4분기를 시작으로 2018년 말까지 약 20여 건 이뤄질 것으로 최 연구원은 파악했다.
당장 4분기에 글로벌 대형 석유기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토르투 가스전 개발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최근 해양플랜트입찰을 시작했고 글로벌 에너지기업 로열더치셸도 멕시코만에 설치할 해양플랜트 최종입찰을 10~11월에 진행한다.
이밖에 미국 정유사 쉐브론은 2018년 영국북해에 해상유전을 개발하기 위해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를, 노르웨이 석유기업인 스타토일은 요한스베드럽프로젝트 관련 발주를 2018년 3분기에 각각 확정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최 연구원은 “로열더치셸, 토탈, 브리티시페르롤리엄 등 글로벌 대형에너지회사들이 해상유전 프로젝트의 손익분기점을 국제유가를 기준으로 배럴당 40달러대까지 크게 낮췄다”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해양플랜트 발주환경도 안정됐다”고 파악했다.
▲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는 반면 대우조선해양과 일본조선사는 해양플랜트에서 퇴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최 연구원은 바라봤다.
대우조선해양은 한때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과 해양플랜트시장을 주도했지만 현재 몸집을 줄이기 위해 해양플랜트 수주를 자제하고 있다.
가와사키중공업과 이시키와지마중공업 등 일본 조선사도 해양플랜트사업을 축소하면서 차츰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일본조선사의 경우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해양플랜트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해양플랜트 수주경험도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조선소가 해양플랜트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수주확대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는 해양플랜트 경험이 거의 없는데 최근 해양플랜트 입찰에서 자주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조선사가 중국정부의 지원을 앞세워 해양플랜트 수주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정부는 2020년까지 중국 조선사 수주잔고의 35%를 해양플랜트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밝히면서 중국 조선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