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7-09-08 17: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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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중국사업을 안정화하기 위해 부품조달 문제를 놓고 불만을 표출한 합자회사 파트너를 달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8일 “현대차는 중국에서 정치적 리스크가 완화돼도 합자회사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와 갈등이 지속되는 한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며 “현대모비스와 베이징기차가 합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친환경차를 조기에 투입해 기술을 공유하는 등 전략적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현대차는 3월부터 중국에서 사드보복으로 판매가 줄었는데 부품조달 문제를 놓고 합자회사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와 갈등까지 불거졌다. 현대차와 베이징기차는 중국에서 5 대 5 합자회사인 베이징현대를 운영하고 있다.
베이징기차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현지에서 부품조달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현지언론 등을 통해 합자관계를 끝낼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히는 등 현대차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부품계열사가 합자회사에 높은 단가로 부품을 공급하면서 수익을 내는 것이 베이징기차가 불만을 표출한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합자회사가 실적부진을 겪으면 베이징기차는 고스란히 타격을 받지만 현대차는 부품계열사의 수익으로 일정부분 만회할 수 있다고 베이징기차는 보고 있는 것이다.
임 연구원은 “중국이 상위회사를 중심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베이징기차가 현대차와 협력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이 이미 중국에서 합자회사를 설립한 탓에 현대차 수준의 파트너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베이징기차가 벤츠와 합자회사를 운영하면서 높은 수익을 내고 있고 현대차와 합자회사 계약기간이 향후 15년 남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단기에 현대차와 합자관계를 끝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다만 현대차가 중국사업을 안정시키기 위해 현대모비스와 베이징기차의 합자법인 설립, 친환경차 조기 도입 등으로 베이징기차 달랠 필요가 있다고 임 연구원은 지적했다.
중국은 완성차 합자법인을 설립할 때 중국 회사가 5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도록 강제하고 있지만 자동차부품 합자법인과 관련해 별다른 규제를 하고 있다.
서연이화, 화신 등 많은 국내 부품회사들이 중국 완성차회사를 거래처로 확보하기 위해 합자법인을 설립해 중국에 진출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중국법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중국에서 현대기아차 물량이 보장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임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와 베이징기차가 합자회사를 설립하면 현대모비스는 이익이 감소할 수 있으나 베이징기차, 베이징벤츠 등으로 매출처를 다변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친환경차 확대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베이징기차가 친환경차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현대차가 조기에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출시해 기술공유를 하는 것도 방안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