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2일 공개를 앞둔 새 아이폰의 양산에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어 연말 성수기에 판매기회를 완전히 놓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애플이 아이폰8 출시를 앞두고 여러 ‘과속방지턱’에 걸려 판매에 속도를 내기 어려워졌다”며 “생산차질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애플 아이폰8 양산 차질, 판매 '골든타임' 놓칠 수도

▲ 팀 쿡 애플 CEO.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부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여름부터 진행한 아이폰 신제품의 양산과정에서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며 계획보다 한 달 정도 일정이 늦춰졌다고 밝혔다.

애플이 올해 주력으로 앞세울 고가모델 ‘아이폰8’은 대규모 디자인 변화와 올레드패널 등 새 부품 탑재로 생산수율이 기존제품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양산일정까지 늦춰질 경우 글로벌시장에 공급물량을 확대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아이폰8의 양산에 들어가기 앞서 하드웨어 사양을 확정하는 데도 이전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파악했다.

또 애플이 스마트폰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을 처음 탑재하며 삼성전자보다 훨씬 복잡한 공정을 도입해 양산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근본적으로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아이폰의 공급물량 확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늘어나며 흥행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애플은 일반적으로 연말 성수기를 맞는 4분기에 아이폰 신제품을 내놓고 연간 전체 판매량의 30~40% 정도를 올린다. 소비자들의 교체수요도 대부분 이 시기에 몰린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생산차질이 이어질 경우 연말까지 심각한 공급부족이 지속될 수밖에 없어 판매량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경쟁사 제품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은 양산지연 가능성에 대응해 일부 기능 탑재를 포기하고 낮은 생산수율 때문에 아이폰8의 가격도 높여 내놓을 것”이라며 “하지만 생산확대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CNBC는 증권사 번스타인 보고서를 인용해 “아이폰 생산차질이 10월 이후에도 지속될 경우 연말 성수기효과를 놓쳐 큰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소비자들은 올해 안에 신제품 구매가 어렵다고 판단하면 다른 스마트폰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