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CJ그룹 경영진의 세대교체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CJ그룹에서 오너일가가 아니면서 부회장에 오른 이채욱 CJ 부회장과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7일 CJ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복귀하면서 이 회장 중심체제를 다시 가동할 가능성이 높고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이 없는 동안 그룹에서 중심을 잡았던 전문경영인들이 물러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 회장이 4월 공식적으로 경영에 복귀한 뒤 CJ푸드빌의 대표이사가 정문목 대표에서 이 회장의 최측근인 구창근 대표로 교체됐는데, 재계에서 이것을 경영진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구 대표는 1973년생으로 CJ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가운데 가장 젊다.
CJ그룹은 그룹의 역사가 짧다.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한 데다 이재현 회장이 4년여 동안 자리를 비운 만큼 외부출신 인사의 수혈이 불가피했다.
그룹에서 이들의 존재감도 크다. 외부출신으로 부회장 직함을 단 이채욱 부회장과 김철하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이 부회장은 1946년생으로 2013년 CJ그룹에 영입됐다. 이 부회장은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영입돼 성장을 이끈 뒤 이재현 회장 부재 중에 CJ 대표이사를 맡아 손경식 회장과 함께 CJ그룹의 얼굴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건강이 좋지 않아 경영에 전념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1952년생으로 대상그룹에서 출발한 뒤 2007년 5월 CJ제일제당으로 옮겼다. CJ제일제당을 키운 공로로 부회장까지 올랐고 이 회장 부재 중에 비상경영위원회 멤버로 활동했다.
그러나 김 부회장은 지난해 중국 메이화성우 인수 무산과 관련해 그룹 안팎에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월 글로벌 바이오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의 바이오기업 메이화성우 인수에 공을 들였다. CJ제일제당이 메이화성우와 손을 잡게 되면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바이오업계의 판도를 바꿀 만한 파급력을 던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막판에 인수가 무산되면서 CJ제일제당은 단번에 글로벌 바이오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기회를 날렸다. 그 뒤 메이화성우처럼 시장의 판도를 단번에 바꿀 만한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CJ제일제당 안에서 아쉬움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그룹에서 총수가 없을 때 버팀목 역할을 하던 인물들이 총수 복귀와 동시에 일선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이 경영진 세대교체를 추진하며 친정체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한화그룹에서도 김승연 회장이 복귀하면서 공백 중에 비상경영을 맡았던 원로들이 모두 물러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영진 인사와 관련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