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사물인터넷(IoT)사업을 확대하는데 더욱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으로 무선사업에서 이동통신3사 가운데 가장 타격을 크게 입을 것으로 보여 신사업인 사물인터넷사업에서 성장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LG유플러스 무선사업 '먹구름', 권영수 사물인터넷사업 성과 절실

▲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5일 “LG유플러스가 경쟁사인 KT보다 본업에 충실했던 만큼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에 따른 피해 규모가 클 것”이라며 “LG유플러스는 중장기 성장전략에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LG유플러스를 비롯한 이통3사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에 따라 15일부터 선택약정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올려 적용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으로 LG유플러스의 매출이 2018년에는 414억 원, 2019년에는 823억 원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후속 통신비인하 정책으로 사회취약계층의 통신요금 1만1천 원을 추가로 감면해 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사회취약계층 329만 명의 요금을 감면할 경우 최대 4343억의 원 통신비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LG유플러스는 통신비 인하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전체매출의 50% 정도를 무선사업에서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KT는 유선, 미디어콘텐츠, 금융사업 분야의 매출이 상당히 커 무선사업 비중이 30% 정도에 그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LTE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무선사업에서 호조를 보였다. KT의 2분기 무선사업매출이 2016년 2분기보다 5.2% 감소한 데 반해 LG유플러스의 무선사업 매출은 3.2% 늘어났다.

하지만 통신비 인하정책이 도입되면 이런 흐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가 경쟁사 대비 무선사업에서 차별화된 실적을 내고 있지만 다가온 업황 부진을 외면하긴 어렵다”며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을 비롯한 통신비인하 압박이 지속되는 국면이어서 예상실적을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영수 부회장은 무선사업의 어려움을 사물인터넷(IoT)사업으로 극복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무선사업 '먹구름', 권영수 사물인터넷사업 성과 절실

▲ KT와 LG유플러스가 사물인터넷 전용망 NB-IoT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고 2017년 7월17일 밝혔다.


무선사업은 5G가 실용화되기 전까지는 성장정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사물인터넷은 3년 안에 국내시장 규모가 2조 원 정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3~4년 뒤 국내 홈IoT보급률이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가운데 사물인터넷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말 사물인터넷 전담조직을 최고 조직단위인 ‘부문’으로 끌어올리며 관련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LG유플러스는 통신업계에서 가장 많은 35곳의 건설사와 홈IoT(가정용 사물인터넷) 사업협력을 체결해 현재 서비스 가입자가 80만 명을 넘었다.

권 부회장은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사물인터넷 등 LG유플러스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홈IoT 가입자 100만 명을 넘겨 사물인터넷에서는 반드시 일등을 달성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KT, 화웨이 등과 사물인터넷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데 LG전자와 협력도 기대된다. LG전자가 최근 사물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까지 투자를 크게 확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와 협력해 올해 안에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전자기기들을 통제하기에 적합해 사물인터넷의 플랫폼 역할을 할 최상의 기기로 평가받고 있다.

김현용 연구원은 “LG유플러스의 사물인터넷 매출이 아직은 미미하지만 관련 시장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어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LG유플러스는 2~3년 안에 사물인터넷에서 조 단위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