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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
아마존이 사상 최대규모의 분기 적자를 냈다.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어닝쇼크를 줬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투자자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마존 제국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왔던 베조스의 리더십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 베조스, 무리한 투자로 사상 최대 적자 기록
아마존이 올해 3분기 5억44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23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25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이 났는데 그 규모가 20배 넘게 불어났다.
순손실 규모는 4억3700만 달러(주당 95센트)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였던 주당 73센트 적자를 훌쩍 넘었다.
아마존은 지난 2분기에도 1억2600만 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그러나 3분기 순손실 규모는 2분기보다 3배나 늘어났다.
매출은 205억7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 209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베조스가 최근 다양한 영역에서 대규모 투자를 벌인 것이 적자의 원인으로 꼽힌다.
아마존은 3분기에 게임 스트리밍 방송인 ‘트위치’를 10억 달러에 인수하고 모바일 결제시스템인 ‘아마존 레지스터’를 출시했다.
베조스는 또 배송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비용을 쏟아 붓고 있다. 당일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적용지역을 확대한 데 이어 식품배달 서비스인 ‘아마존 프레시’에도 당일배송을 적용하고 있다. 아마존의 배송서비스 부문 손실액은 지난 3년 동안 88억2900만 달러나 된다.
아마존이 내놓은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들이 기대보다 저조한 반응을 얻은 점도 적자를 키웠다.
아마존은 올해 무제한 전자책 구독 서비스와 음악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았다. 전자기기도 직접 만들어 파이어폰과 파이어TV도 출시했다.
하지만 신제품들은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파이어폰을 출시하는 데 1억7천만 달러가 들었지만 아마존은 최근 3분기 말 기준으로 8300만 달러 규모의 파이어폰 재고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 위기 몰린 베조스 리더십
아마존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어닝쇼크를 내면서 베조스에 대한 시장의 불안과 불만도 커지고 있다.
아마존은 2012년 이후 제대로 된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계속 베조스에게 신뢰를 보내왔다. 아마존이 장기적인 관점으로 새 사업을 벌이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수익성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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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
하지만 이런 투자자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투자자들은 아마존이 사업을 너무 무리하게 확장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우 베이스네스 디스럽티브 테크리서치 창업자는 “아마존의 이번 손실은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라면서 “손실이 이렇게 크면 앞으로 투자자들이 아마존에 투자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4분기에도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은 4분기 매출이 273억~303억 달러일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전망치 309억9천만 달러보다 적다. 이익 규모는 4억3천만 달러 흑자와 5억7천만 달러 적자 사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베조스는 여전히 대규모 투자를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베조스는 실적 발표 이후 내놓은 성명에서 “실적이 부진하다고 해서 두려울 것이 없다”며 “연휴 시즌을 앞두고 고객들이 그 어느 때보다 스트레스 없이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장 종료 후 시간외거래에서 아마존 주가는 10% 이상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약 150억 달러 이상 빠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