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몇년 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들의 경영성적표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새로운 효자로 거듭났지만 편의점사업과 복합쇼핑몰사업은 아직 불투명하다.

 
  정용진 신사업 신세계푸드는 새 효자, 편의점은 여전히 불투명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13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 연결기준 실적에 반영되는 자회사들의 손실이 지난해 2분기 190억 원에서 올해 2분기 269억 원으로 늘었다.

2분기 이마트는 개별기준으로 영업이익 828억 원을 내 지난해 2분기보다 25.4% 증가했으나 자회사들의 부진으로 연결기준 영업이익 증가율은 17.9%로 줄었다. 이마트가 번 돈을 자회사들이 깎아먹은 셈이다.

특히 이마트24와 신세계프라퍼티가 큰 폭의 손실을 냈다. 2분기에 이마트24는 영업손실 102억 원, 신세계프라퍼티는 영업손실 125억 원을 봤다.

이마트24는 편의점사업을 하고 있는 자회사로 이마트위드미에서 최근 이름을 바꿨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신세계그룹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복합쇼핑몰을 운영한다.

이마트24와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상반기에 각각 영업손실 253억 원과 236억 원을 봤는데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331억 원과 278억 원으로 늘어났다.

공격적 투자가 이어지면서 앞으로도 당분간 적자가 불가피하다.

이마트24는 편의점사업 확대에 올해부터 3년 동안 최소 3천억 원을 투자한다. 위드미의 이름을 이마트24로 바꾸고 매년 1천 개 이상의 점포를 새로 내기로 했다.

그러나 편의점사업의 경영환경은 점차 나빠지고 있다. 기존점들의 매출이 뒷걸음질하는 등 편의점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24는 앞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매출 정체에 따른 출점 둔화, 가맹점주 수익보전 등에도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프라퍼티도 당분간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스타필드하남과 스타필드코엑스몰, 24일 개장하는 스타필드고양까지 모두 사업 초기단계인 만큼 안정적 실적을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스타필드하남에 1조 원, 스타필드고양에 7700억 원이 투입됐다. 스타필드코엑스몰의 경우 임대료로 600억 원을 지불해야 한다.

일각에서 스타필드 이름을 달고 문을 연 초대형 복합쇼핑몰 수익성을 놓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국의 유명 맛집이나 놀이시설 등을 들여놓으면서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매출로 이어지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타필드하남의 경우 식당가나 놀이시설에는 사람이 붐비지만 정작 수익성이 높은 의류매장 등에서 고객들이 직접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섣불리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안으로 복합쇼핑몰을 대규모 유통업법 규제대상에 포함하기로 한 점 역시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마트 자회사 가운데 신세계푸드는 새 효자로 떠올랐다.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푸드를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우겠다며 힘을 쏟고 있는데 이런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셈이다.
 
  정용진 신사업 신세계푸드는 새 효자, 편의점은 여전히 불투명  
▲ 스타필드코엑스몰에 있는 별마당도서관.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214억 원으로 2015년보다 150% 가까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며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급식사업과 식자재유통사업에서 시작했으나 외식사업, 식품제조사업에 잇달아 뛰어들며 신세계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성장했다.

출범 8년 동안 흑자를 내지 못했던 에브리데이도 올해 1분기와 2분기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연간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 68억 원을 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16억 원을 거뒀다.

정 부회장은 2009년 이마트로 대표되는 대형점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통해 기업형슈퍼마켓(SSM)시장에 진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