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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뒷줄 가운데)과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이 2009년 파리에어쇼 행사에서 프랫앤휘트니사의 토드 콜맨 상용기 엔진부문 사장과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대한항공> |
한진그룹의 3세들이 경영전면에 등장했다. 3남매가 각기 다른 경영스타일을 보인다.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은 대한항공과 한진칼을 이끌며 그룹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조원태 부사장은 여자형제들에 비해 비교적 조용하던 예전에 비해 확실히 존재감을 더하고 있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가장 먼저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해 대한항공에서 일찌감치 성과를 냈다. 조현아 부사장은 최근 전공을 살려 호텔사업에서 행보를 넓히고 있다.
형제들과 8살, 9살 터울인 막내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최근 진에어를 통해 공격적으로 사업확장 계획을 밝혔다. 대한항공 광고에 이어 최근 동화책까지 내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조양호 회장은 이들 모두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3세들은 각자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존재감 드러내는 조원태
조 부사장은 현재 대한항공의 경영전략 및 영업부문 총괄 부사장 겸 그룹경영지원실장 그리고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대표이사를 함께 맡고 있다. 그야말로 회사의 굵직굵직한 업무를 모두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조 부사장은 지난해 경영전략본부장(전무), 그룹경영지원실 부실장(부사장), 화물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을 잇달아 역임하며 조양호 회장의 후계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조 부사장의 존재감은 그동안 여자형제들에 비해 약한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확실히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여객사업본부장을 맡아 대한항공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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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
그가 2009년 1월 여객사업본부장을 맡았을 당시 항공시장은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2008년 하반기 불거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플루, 원화약세 등이 겹치면서 고객들이 급격히 줄었다.
조 부사장은 눈을 돌려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답을 찾았다. 국내에서 출발하는 승객보다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을 거쳐 목적지로 향하는 환승승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대부분 적자를 기록했던 당시 대한항공은 1334억 원 흑자를 달성했다. 또 글로벌 항공사 순위가 전년보다 네계단 뛰어오른 13위를 기록했다.
◆ 조원태, 효율성 중시하고 IT 관련 전문지식 갖춰
조 부사장은 1975년생으로 우리나이로 40세다.
조 부사장은 젊은 만큼 격식보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격식을 갖춘 회의보다 메모 형식의 이메일을 수시로 주고 받는다.
조 부사장은 IT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보유하고 있다. 한진그룹에서 처음 맡은 업무도 정보통신 기획업무였다.
조 부사장은 당시의 경험을 살려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겼을 당시 그룹 내 컴퓨터 시스템을 개선했다. 당시 10억 원 이상을 들여 구축한 시스템을 2년도 안 돼 바꾸는 것이 낭비라는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조 부사장이 조 회장을 설득해 장기적으로 더 큰 이득이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
조 부사장은 또 기내에서 만난 초등학생 승객이 항공사에서 제공되는 게임이 너무 재미없다고 불평하는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기내 엔터테인먼트시스템(IFE)을 교체했다.
조 부사장은 미국 마리안 고등학교를 거쳐 인하대학교 경영학과와 남가주대학교 MBA를 졸업했다.
2003년 8월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 차장으로 입사하며 그룹에 첫발을 들였다. 이듬해 10월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겼고 대한항공에서 경영기획팀 부팀장과 자재부 총괄팀장, 여객사업본부장을 거쳐 경영전략본부장에 이르기까지 사내 핵심부서를 두루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입사 4년 만인 2007년 상무보로 선임되며 처음으로 임원 직함을 달았다. 바로 다음해 여객사업본부장(상무)으로 승진하고 한진의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등 경영행보를 시작했다.
조 부사장은 할아버지이자 한진그룹 창업주인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 아버지 조양호 회장과 마찬가지로 사진촬영이 취미다. 출장길에 오를 때면 부자가 나란히 카메라부터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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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윌셔그랜드호텔 콘크리트 타설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
◆ 조양호 닮은 여걸이라는 조현아
조양호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 부사장은 한살 어린 남동생 조원태 부사장보다 5년이나 먼저 대한항공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조 부사장은 카리스마를 갖췄고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조양호 회장의 신임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부사장은 여동생 조현민 전무와 달리 차분한 성격에 대외활동에 잘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호텔사업을 강화하면서 언론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조 부사장은 칼호텔네트워크의 대표로 제주 칼호텔과 서귀포 칼호텔, 하와이의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 하얏트리젠시인천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윌셔그랜드 호텔 등 6개 호텔을 맡고 있다.
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만큼 전문경영인 못지않은 지식으로 회사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꼼꼼하고 빈틈없는 일처리로 그룹 내에서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현재 국제 기내서비스협회(IFSA)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는 등 국제감각도 뛰어나다.
미국 LA 윌셔그랜드호텔 건립이 순항할 수 있었던 데도 조 부사장의 역할이 컸다.
조 부사장은 2010년 9월 LA상공회의소와 캘리포니아 주지사실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윌셔랜드호텔 사업에 대해 적극 설명했다. 당시 조 부사장의 활약으로 LA시의 최종승인도 쉽게 받아냈다는 소문이 돌았다.
◆ ‘비빔밥’ 기내식 만든 조현아
조 부사장은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1999년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부에 입사한 이후 줄곧 항공운송 서비스와 관련된 분야를 도맡아 왔다. 특히 조 부사장은 그동안 외면 받던 한식을 대한항공 기내식에 도입해 호평을 이끌어 냈다.
조 부사장은 비빔국수 기내식 개발을 주도해 2004년 ‘국제기내식 분야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국제기내식협회(ITCA) '머큐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항공 기내식 품질을 명품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적극적 행보를 보이며 대외활동에 나서는 만큼 구설수에도 자주 올랐다.
조 부사장은 ‘라면상무 사건’으로 알려진 대한항공 승무원 폭행사건에 대해 “기내 폭행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계몽효과를 보았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당시 ‘사회적 계몽’이라는 어휘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지난해 임신중 미국 LA지사로 발령을 받아 미국에서 출산 뒤 다시 국내로 복귀해 원정출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를 놓고 악성 댓글을 게재한 악플러 3명을 고소했다가 취하한 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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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지난 7월 서울 중구 대한항공 빌딩 회의실에서 열린 '지니의 콩닥콩닥 세계여행 출판 기념 작가와 대화 시간'에서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시스> |
◆ 동화책 낸 최연소 임원 조현민
조현민 전무는 최근 두 번이나 언론에 오르내렸다. 1983년생으로 최연소 임원인 것이 알려졌고 동화책도 출간했다.
조 전무는 최근 진에어를 대표해 기자간담회에도 참석하는 등 본격적으로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
조 전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로 부동산 매매·임대와 건물 관리 등을 하는 정석기업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조 전무는 2008년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 팀장을 맡으면서 광고에서 승무원, 취항지 등의 정보를 빼고 체험을 강조하는 광고를 만들었다.
뉴질랜드 CF에서 직접 번지점프를 하기도 했다. 큰 화제를 낳았던 대한항공의 ‘어디까지 가 봤니’와 ‘내가 사랑한 유럽’ 광고 시리즈는 모두 조현민 전무의 작품이다.
그는 평소 SNS를 즐겨 한다. 그는 SNS를 자주 하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과 소통을 위해서라기보다 트렌드를 살피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트렌드에 민감해 최근 들어 한국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인스타그램'도 꽤 오래 전부터 이용해 왔다.
조 전무는 스스로 낙하산이라는 사실에 굳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는 최근 언론을 통해 스스로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의 과장으로 입사하면서 누가 봐도 낙하산이라는 것을 제가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던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래도 입사 8년이 지난 지금 스스로의 능력을 차곡차곡 쌓아왔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조 전무는 과장으로 입사해서 4년차에 부장이 됐고 6년차에 상무가 되었는데 그 자리에 맞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것이다. 조 전무는 “다른 분들보다 몇 배의 부담감이나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조 전무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을 나와 2005년 9월 LG애드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 2007년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를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조 전무는 30대 초반이라는 나이답게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여러 대외 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대중과 접촉을 즐긴다. SNS를 통해 일상을 공개하는 일도 많다.
그는 대한한공 광고를 통해 캐나다 관광청에서 감사패를 받았고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도 수상했다. 2011년 '올해의 홍보인'을 수상했다.
대한항공에 이어 진에어도 스타리그를 후원하면서 e-스포츠 발전에 힘썼다는 이유로 '대한민국 e-스포츠 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