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욱 명예회장을 비롯해 임세령 임상민 두 딸은 대상그룹을 ‘미원 파는 회사’에서 벗어나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탈바꿈하려고 한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유통을 강화하면서 해외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구석구석에 골칫거리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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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그룹은 친환경 유기농 전문기업 ‘초록마을’과 식자재 유통기업 ‘대상베스트코’를 통해 제조-유통 수직계열화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
대상그룹에게 웃을 수도 울 수도 없게 만드는 회사가 ‘대상베스트코’다. 대상베스트코는 식자재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회사다. 지난 2010년 설립됐다. 대상이 전체 지분의 7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임창욱 명예회장을 비롯해 두 딸이 10%씩 나눠 갖고 있다.
대상베스트코는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으나 영업손실이 계속되고 있다. 2011년 81억 원에 그쳤던 매출액은 2012년 3,567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하지만 2011년 6억원, 2012년 104억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48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대상그룹은 식자재 유통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종합식품회사로 가기 위해서도 유통은 꼭 필요하다. CJ그룹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내노라하는 유통그룹들이 식자재 유통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그래도 식자재 유통은 이미 레드오션이 된 식품사업에서 아직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상베스트코는 2011년 산다물유통 우덕식품 한일마트 중부식자재 등 모두 20개의 중소 식자재 유통사를 흡수해 덩치를 키웠다. 이 과정에서 냉장냉동 설비를 갖추고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등 유통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자연히 부채도 늘어났다. 2012년 부채 규모가 1000억 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70%가 단기차입금이다. 이 부담은 고스란히 모기업인 대상이 질 수밖에 없다.
대상베스트코에겐 골목상권 침해와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부담이다. 대기업이 식자재 사업에 뛰어들면서 종소업체들은 설자리가 없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대상베스트코도 이런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 대상베스트코의 경우 그룹 내부 매출이 40%나 되는 상황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해결책도 찾아야 한다.
유기농 전문 유통업체인 초록마을은 인수 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상그룹은 2009년 제조와 유통 수직계열화를 강화하기 위해 초록마을 인수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국 가맹점 수는 340여개에 이르고 2012년 매출은 1230억 원, 영업이익은 25억 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상황이 양호하다.
해외진출 계획의 성공 여부도 미지수다. 임창욱 명예회장과 두 딸은 대상을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필리판에 합작기업 대상리코코퍼레이션을 설립하고 필리핀 네슬레사에 연간 5만여톤의 물엿을 공급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현지 중소형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중국과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진출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지역에서 화학조미료 수요가 늘면서 해외 매출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6년 창립 60주년까지 해외 거점 50곳을 확보한다는 꿈을 꾸고 있다.
대상그룹은 1956년 임대홍 창업회장이 설립한 동아화성공업을 전신으로 한다. 1962년 미원으로 상호를 변경한 후 출시한 국산 조미료 1호인 ‘미원’은 지금까지도 조미료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청정원’, ‘종갓집’, ‘푸드본’, ‘웰라이프’ 등 다수의 식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