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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지 3년이 넘었지만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을 개선해야 하는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조 사장이 3월 4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을 큰 폭으로 낮추려 하는데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할 경우 경영능력도 의심받을 수 있다.
27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3월에 진행하는 유상증자는 2015년 1월에 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28일 최종 발행가액이 결정되며 신주상장 예정일은 3월28일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부채비율을 900%대까지 200%포인트 정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사장은 2013년 7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실질적으로 대한항공 경영을 맡았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 부채비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다른 항공사와 비교할 경우 심각한 수준이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178%였다. 2015년 말 868%에서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 한진해운 관련 손실이 8251억 원 발생한 탓이다.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917%였으나 지난해 4분기에 환율 상승의 여파로 또 올랐다.
아시아아나항공은 2015년 말 부채비율 991%에서 지난해 말 688%로 개선됐다. 주요 글로벌 항공사들의 부채비율은 항공업의 특성을 감안해도 대체로 500%를 넘지 않는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1208억 원을 냈다. 2010년 이후 최대 영업이익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한진해운 지원에 더해 이자, 항공기 도입 관련 비용이 발생하면서 순손실 5568억 원을 봤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새 항공기를 계속 도입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부터 2019년까지 보잉787-9 차세대 항공기를 모두 10대 추가도입하기로 했다. 이 항공기의 가격은 한 대당 350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항공사는 보통 외국에서 리스 형식으로 항공기를 들여와 운영한다. 신규로 항공기를 들여올 경우 자산이 늘지만 외화부채도 함께 늘어나는 셈이다.
조 사장은 “항공기를 도입해 수반되는 부채는 15년 가량을 상환기간으로 하는 장기적 부채”라며 “새 항공기로 공급을 늘려 매출을 키우고 이를 토대로 빨리 갚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조 사장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데 재무구조 건전성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산업컨설팅기업인 아시아태평양항공센터의 윌 호튼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한항공의 여유자금은 한 달치 매출 수준에 불과하다”며 “대한항공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 하지만 시장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