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이 곧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그 누구보다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는데 올해 역시 가시밭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사장은 해외사업의 부진도 탈출해야 하고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합병시너지도 내야 한다.
◆ 해외사업 돌파구 찾아야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코건설이 전자공시제도가 도입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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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2분기에 2011년 3분기 이후 5년여 만에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적자를 냈다. 지난해 1~3분기 포스코건설의 누적 영업손실은 2833억 원에 이른다.
포스코건설은 국내 주택사업이 주력인 건축사업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플랜트, 건축, 에너지, 글로벌인프라, 부동산, 기술용역사업부문으로 이뤄져 있는데 지난해 3분기에 건축사업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부문에서 영업적자를 냈다.
올해 해외사업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중동에서 발주가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성장세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포스코건설이 해외수주를 늘린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해외수주는 19억3천만 달러로 2015년의 16억6천만 달러보다 24%가량 증가했다.
한 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포스코대우) 출신으로 대표적인 해외통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포스코건설의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한 사장을 포스코건설에 투입했는데 해외수주가 소폭이나마 늘어났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포스코에 이어 2대주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올해 중동에서 더욱 많은 기회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건설과 PIF는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합작법인 펙사를 통해 지난해 11월 1조 원 규모의 호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 포스코엔지니어링 합병 시너지 극대화 과제
한 사장이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시너지를 어떻게 낼지도 주목된다. 한 사장은 신년사에서 “포스코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건설은 2월1일자로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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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포스코건설은 합병을 통해 주력사업 집중, 경쟁력 강화 등의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합병 계획을 밝혔을 때부터 포스코엔지니어링의 부채비율이 매우 높아 포스코건설의 재무건정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102.1%에 이른다. 포스코건설의 부채비율은 96.7%다.
합병 뒤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직금 지급 등 비용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력감축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잡음도 한 사장에게 넘어야할 과제다. 이번 합병으로 포스코엔지니어링 고위 경영진은 물론 여러 사업부문에서 대규모 인력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사장의 거취가 불투명한 점도 한 사장에게 부담을 안긴다. 권오준 회장의 연임 여부에 따라 한 사장의 거취가 정해질 수 있는 만큼 내부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이 건설사 경험이 없는 한 사장을 포스코건설에 보낼 때부터 업계에서 여러 말이 나왔다”며 “권 회장의 연임 여부가 불확실한 만큼 한 사장의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