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중국 신형 AI 반도체 성과 불투명, "트럼프 트윗 하나에 정책 바뀐다"

▲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규제 기준에 맞춰 중국에 새 인공지능 반도체를 선보이더라도 성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의 수출 및 기술 규제 정책이 한순간에 뒤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제품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수출할 신형 인공지능(AI) 반도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 관련 논의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기술 규제 정책에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엔비디아가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미즈호증권 보고서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새 중국 전용 반도체에 미국의 제재를 피할 수 있다고 믿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는 4월부터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인공지능 반도체 H20 판매를 사실상 금지했다.

엔비디아는 이와 관련해 45억 달러(약 6조2천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손실을 예측했다.

그러나 최근 엔비디아가 H20보다 더 성능을 낮춘 새 중국 전용 인공지능 반도체 출시를 준비하는 정황이 파악되고 있다.

해당 제품은 9월 출시를 목표로 두고 있으며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하지만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첨단 기술을 제외한 채 설계될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른 시일에 중국을 방문해 상무부 장관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과 만날 계획을 두고 있다.

이 자리에서 중국 전용 인공지능 반도체 출시와 관련한 내용이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구나 젠슨 황 CEO가 이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만날 것으로 알려지며 중국에 수출할 새 반도체와 관련해 미국 정부와 어느 정도 소통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힘을 얻었다.

젠슨 황 CEO는 그동안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규제가 엔비디아와 같은 미국 기업에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미즈호증권은 엔비디아의 이러한 시도가 결국 다시 손실로 이어지고 말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의 수출 및 기술 규제 정책에 불확실성을 고려한다면 엔비디아가 신형 반도체로 중국 시장에서 안정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미즈호증권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 매출을 회복한다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한 줄로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가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을 다시 허용하더라도 갑작스럽게 정책을 바꿔 공급을 중단하는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미즈호증권은 젠슨 황 CEO와 관련한 소식에도 엔비디아 주가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이유는 이런 불확실성과 관련되어 있다는 해석을 전했다.

10일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0.75% 상승한 164.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