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업종별 2025년 하반기 수출 전망과 수출 채산성 전망.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인협회는 시장조사 전문 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2025년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에서 수출 대기업의 38.7%가 올해 하반기 수출 채산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11일 밝혔다.
수출 대기업의 절반가량(47.3%)은 올해 하반기 수출 채산성 작년 하반기와 비슷할 것이라 응답했다. 개선될 것이란 응답은 14%에 그쳤다.
수출 채산성은 수출을 통해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수준을 의미한다. 채산성이 좋으면 같은 물량을 수출해도 기업의 이익은 증가하는데 주로 환율, 수출 단가 등에 영향을 받는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 △자동차 △일반기계 △석유화학 △철강 등 7개 업종에서 채산성 ‘악화’ 응답 비중이 ‘개선’ 보다 높게 조사됐다. 채산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이 높은 업종은 반도체, 선박 등 2개 업종이다.
채산성 악화 원인으로는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44.8%), ‘수출 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단가 인하’(34.5%), ‘인건비 등 운영비용 증가’(13.8%) 등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국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자부품(1.3%), 바이오헬스(1.6%) 등 4개 업종은 하반기 수출이 증가하고 철강(-5.0%), 선박(-2.5%) 등 6개 업종은 하반기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기업의 과반(53.3%)은 하반기 최대 수출 리스크로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 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글로벌 저성장에 따른 수요 침체’(14.0%), ‘미국·중국 통상 갈등 심화’(12.7%) 등이 있었다.
응답 기업의 92.0%는 미국의 관세 인상률이 15%가 넘으면, 이를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율 인상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원가절감(33.7%), 수출단가 조정(33.2%), 해외 현지생산 확대(14.7%) 등을 꼽았고, 특별한 대응 방안이 없다는 응답도 14.2%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10대 수출 주력 업종을 영위하는 매출액 1천 대 대상(150개 사 응답)으로 진행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미국 관세정책과 글로벌 저성장으로 인한 수요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의 비용 절감 중심의 단기 대응은 한계가 있다”며 “국내 수출기업의 비교우위를 반영한 통상협정과 수출 지역 다변화, 수출 경쟁력 제고를 통한 제도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