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왼쪽에서 3번째)이 공공주택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선 교통, 후 입주’를 앞세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뼈대를 완성하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토지주택공사의 차기 사장 후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4일 취임한 뒤 지금까지 숨 가쁘게 인사를 개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장의 임기가 11월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 윤석열 정부 ‘신도시 건설’ 선봉장 이한준, GTX로 수도권 교통난 해결
이한준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출신으로 당시 신도시 계획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연장 공약을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이는 교통망이 갖춰진 상태에서 주택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선 교통, 후 입주’ 원칙에서 비롯됐다.
이런 철학은 이 사장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1951년생으로 한양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정부와 대학 산하 연구기관에서 국토개발·교통계획 등을 연구했다. 이 기간 도시정책과 교통계획에 대한 학술논문을 저술하기도 했다.
학자 출신으로 40여 년 동안 주택공급·도시개발·교통계획 연구에 매진해 왔다. 한국교통연구원에서 부원장을 맡은 뒤 퇴임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정책특보로 임명됐다.
2006년부터 2년 동안 정책특보를 지낸 뒤에는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이 됐다. 당시 GTX 사업을 처음 제안해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 공약의 뼈대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GTX는 외곽과 서울을 30분 통근거리로 잇는 지하 고속철도다. 정부는 지반 40m 아래에 터널을 뚫기 때문에 별도 토지보상 없이도 교통시설을 지을 수 있다.
토지소유권은 민법상 지상과 40m 이하 지하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부동산 공약 설계를 함께했다.
당시 새로운 신도시 개발보다 1기·2기 신도시 재개발로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YTN'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을 직접 제안했다”며 “인구 감소와 주택수요 현황을 볼 때 무리한 주택 공급보다는 기존 도시를 가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기 신도시 정책과 관련해 “3기 신도시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입주 예정일은 2026년 이후로 시간이 걸리는 사업”이라며 “공급을 서두르다 보면 품질 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 전문가’ 이한준 사장 11월 임기만료 앞둬, 차기 사장은 누가 될까
이한준 사장이 11월 임기를 마치는 만큼 LH 차기 사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3월 들어선 만큼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밑그림에 발맞출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정책은 내수경기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만큼 그동안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이 토지주택공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한준 사장도 토지개발과 교통계획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이지송 초대 사장은 토목공학 학위를 들고 건설사에서 경력을 쌓아온 현장 전문가였다.
이재형 사장과 박상우 사장은 행정학과 도시계획을 전공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건설교통부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았다.
변창흠 사장은 학자 출신으로 서울도시개발공사와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등 도시개발과 부동산 정책 분야에서 연구위원으로 지냈다.
2021년에는 임직원 비리를 비롯한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지며 이례적으로 국세청장 출신 김현준 사장이 선임되기도 했다.
김 사장은 국세청 조사국에서 부동산 투기와 탈세 등을 주로 다뤄 ‘조직혁신’ 차원에서 선택된 것으로 풀이됐다.
토지주택공사 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가 먼저 공모와 심사를 거쳐 후보자를 뽑은 뒤 국토부 장관에게 추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국토부 장관은 그 가운데 한 명을 뽑아 제청하고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역대 토지주택공사 사장은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수행자로 정부와 같은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는 인물이 당선됐다.
이한준 사장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부터 신도시 사업 밑그림을 함께 그려왔다.
차기 사장은 아직 안개 속이지만 토지주택공사의 근본적 문제를 혁파하고 정부의 공급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으로 예산 편성과 인사 개혁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있다.
앞으로 국토부 장관급 인사가 마무리되면 토지주택공사 사장 후보의 윤곽도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야당과 여당 구분 없이 국민 생활 안정을 생각한 인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