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의 취임 이후 강 회장의 인사 행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우진하 농협중앙회 노조위원장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농협조합감사위원장 인사를 공개적으로 규탄하며 한 이야기다.
강 회장의 취임 이후 강 회장의 인사 행보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 나오고 있다.
강 회장은 최근 농협중앙회 조직감사위원장으로 김병수 전 NH농협하나로유통 대표를 선임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측은 ‘코드 인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박병희 NH농협생명 대표, 송춘수 NH농협손해보험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수장들은 모두 강호동 회장의 사람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더욱이 모두 경상도 출신이라는 점에서 ‘영남 편중 인사’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공식적으로 강 회장과 뚜렷한 접점이 없는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 역시 부산 출신이다.
일각에서는 강 회장 취임 이후 호남 출신 인사가 단 한 명도 주요 계열사 CEO로 발탁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호남 홀대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 되풀이되는 농협중앙회의 보은·코드인사 관행
농협중앙회에서 코드인사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농협중앙회장은 선거를 통해 선출되며,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강력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주요 계열사의 수장을 임명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자연스럽게 선거에서의 ‘보은 인사’ 또는 ‘코드 인사’ 논란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농협중앙회장이 바뀔 때마다 특정 지역이나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한 임명 논란은 되풀이되어 왔다.
수도권 출신인 이성희 전 회장은 경기 출신 인사를 중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협은행장 두 명(권준학, 이석용)이 연이어 경기 출신으로 선임된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김병원 전 회장 때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김 전 회장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같은 전남 구례 출신인 서기봉 NH농협생명 대표를 임명했으나, 서 대표는 임기 중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낙하산 인사’ 논란의 중심에 섰다.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5월22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2025년 농협벼전국협의회 정기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강호동 회장은 17년 만에 처음으로 직선제로 선출된 회장이다.
직선제 도입은 농협중앙회장의 민주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려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코드 인사나 보은 인사 문제가 발생한다면 파장은 간선제일 때보다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특정 지역이나 계파에 편중된 인사가 반복될 경우, 농협 조직 전체가 분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흑색선전’과 ‘진흙탕 싸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직선제 도입 이후 불거진 인사 논란은 농협중앙회를 향한 조합원들의 불신을 한층 심화시킬 수 있다.
농협의 민주적 거버넌스를 정착시키려는 직선제의 근본 취지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인 셈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강호동 회장은 취임 1년 차에 불과하지만 농협 역사상 중요한 제도적 전환기의 첫 주자로서 인사 기준과 원칙을 확립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며 “조합원들의 신뢰 회복과 조직 통합을 위해 인사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