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주택경기 둔화 대비 몸집 줄일 듯  
▲ (왼쪽부터)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정부는 경영악화나 잠재부실의 위험이 있는 기업을 선별해 관리하는 상시구조조정 체제를 올해부터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용등급 평가에서 부실징후가 포착된 기업의 경우 분기별로 구조조정 진행상황을 점검한다는 세부방안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사들은 정부가 구조조정이라는 칼을 꺼내들기 전에 체질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외사업의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 대비해 플랜트부문의 조직을 중심으로 메스를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

◆ 건설업계, 선제적 구조조정에 속도낼 듯

건설업계도 올해 올해 주택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발적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국내 주요 대형건설사들은 그동안 해외사업에서 낸 손실을 국내 주택경기의 실적으로 메워왔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각종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면서 국내 주택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증권가와 건설업계는 바라본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건설업계가 올해 급격한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유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말에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건설업은 정밀분석을 통해 필요한 경우 선제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5일 발표한 2017년 업무계획에서도 이런 기조가 확인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건설업 수주가 줄어들 것에 대비해 기업활력제고법을 활용해 (건설사들의)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국내 대형건설사, 해외플랜트부문에 메스 들이댈 듯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2위를 차지한 포스코건설은 이미 지난해 말 한차례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포스코건설은 부실자회사였던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일부 해외사업부문의 조직을 통폐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과 대림산업도 올해 해외사업과 국내 주택사업의 경기변동에 따라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지난해 말에 소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하며 기존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는데 앞으로 플랜트부문의 인력을 국내사업으로 돌리는 개편을 실시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GS건설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플랜트부문의 인력이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플랜트부문의 수주잔고가 전체 수주잔량의 26%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인력을 재배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대형건설사 가운데 유독 해외수주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말 공공영업팀과 공공영업기획팀을 토목사업지원팀으로 통합하고 위기관리팀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올해 불필요한 조직을 없애는 등 수익성 위주의 경영활동을 벌일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대우건설의 경우 올해 예정된 매각에 앞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조직슬림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