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비롯한 통화정책을 경제상황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신년다과회에서 기자들에게 “올해 통화정책은 정말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그때그때 판단을 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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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본관에서 열린 2017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그는 “지난해 경제가 어려웠고 한국은행도 절대 쉽지 않은 한해를 보냈는데 올해도 경제가 녹록하지 않을 것이며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불확실한 경제정책,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정국 등 대내외적인 불안요인이 산재한 올해 경제환경을 감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총재는 미국 연준에서 금리를 추가로 올리면서 한국보다 기준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을 놓고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역전돼도 한국 경제에 괜찮을지 혹은 안 괜찮을지 미리 내다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올해부터 기존의 연간 12회에서 8회로 축소되는 점과 관련해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의 횟수가 줄어드는 일이 자칫 시장과 소통이 부족한 것으로 생각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업구조조정에 대비해 출범한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를 놓고 “미리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 올 수 있어 비상계획 가운데 하나로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에 앞서 한국은행 시무식 신년사에서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들이 곳곳에 잠복해 있다”며 “한국은행이 금융·외환시장과 실물경제의 안정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