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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부실 저축은행을 품에 안은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4대 금융은 여전히 저축은행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4대 금융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가 여전히 화두인 가운데 비즈니스포스트가 4대 금융 저축은행의 CEO와 전략을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저축은행 인수 뒤 13년, 4대 금융지주 '머니 무브' 앞두고 새 전략 고심
② KB저축은행 서혜자 내실경영 빛봤다, 건전성 회복 성과 업고 흑자전환 노려
③ ‘원톱’ 신한저축은행, 채수웅 10년 연속 순이익 이상무
④ 1분기 적자 하나저축은행, 영업전문가 양동원 실적 개선 고삐 죄
⑤ '막내' 우리금융저축은행, 전략가 이석태 제1과제는 사세 확장


[비즈니스포스트]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가운데 막내로 합류한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우리금융지주의 적극적 지원 속 몸집을 키울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 성장을 과제로 안고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시작한 재정비 작업에 이어 올해는 확장 전략을 세워뒀다.
 
23일 우리금융저축은행에 따르면 올해 경영전략 키워드는 ‘레벨업’이 꼽힌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2025년 주요 경영전략으로 5가지를 설정했다.

핵심역량 레벨업, 내부통제·기업문화 레벨업, 위험관리역량 레벨업, 디지털 미래기반 레벨업, 사회적 책임 레벨업 등이다.
 
[4대 금융 저축은행] '막내' 우리금융저축은행, 전략가 이석태 제1과제는 사세 확장

▲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성장 전략을 세워뒀다. <우리금융저축은행>


올해 우리금융저축은행을 모든 영역에서 한 층 성장시키겠다는 이석태 사장의 의지가 내비치는 대목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체질 개선 전략이 유의미한 성과를 낸 만큼 올해는 본격 성장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사장은 2024년 3월 취임하면서 ‘리빌드업 프로젝트’를 첫 경영전략으로 내놨다. 고위험 기업자금대출 비중을 줄이고 가계대출 중심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데 주력해 성과가 나타났다.

2024년 말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가계자금대출 비중은 54.42%로 절반을 넘긴다. 기업자금대출이 39.74%, 공공 및 기타자금대출이 5.84%로 뒤를 잇는다.

반면 2023년 말 대출자산 비중은 가계자금대출 46.95%, 기업자금대출 44.08%, 공공 및 기타자금대출 8.97%로 구성됐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비중에 큰 차이가 없었다.

우리금융에게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성장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재출범하면서 비은행 강화가 필수 과제가 됐다. 이에 따라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매각해 비어있었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다시 채우기 시작했다.

우리금융은 2020년 아주저축은행을 인수해 저축은행 포트폴리오를 복원했다. 그리고 2021년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이름을 바꿔 새롭게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저축은행 계열사 구성을 갖췄다.

다만 우리금융저축은행은 4대 금융 계열 저축은행 가운데 여전히 가장 몸집이 작다.

2024년 말 기준 우리금융저축 자산은 1조9070억 원이다. 4대 금융 계열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작다. KB·신한·하나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모두 2조 원이 넘는다.

비은행 계열사 하나하나의 역할이 중요한 우리금융에게는 출발이 늦었던 만큼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성장에 속도를 내줘야 할 필요도 있는 셈이다.

우리금융이 저축은행 계열사에 가지는 관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금융은 저축은행 계열사 힘을 실어주기 위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했던 이력이 있다.

증권·보험사 인수로 노선을 틀었으나 우리금융저축은행 성장에 대한 기대가 줄었다고 보기는어렵다.

우리금융은 2024년 6월 우리금융저축은행에 1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이 늘어나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진다. 금융회사가 공격적 영업을 펼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셈이다.

자산총액이 1조 원 이상이 저축은행은 법적으로 BIS자기자본비율 8% 이상을 유지해야한다.
 
[4대 금융 저축은행] '막내' 우리금융저축은행, 전략가 이석태 제1과제는 사세 확장

▲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맨 오른쪽)이 2023년 5월26일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자체적으로 체력 강화에 나서야하는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상황에서 이 사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우리금융은 2024년 3월 그룹 내 ‘전략가’로 통하는 이 사장에게 우리금융저축은행을 맡겼다. 전임자였던 전상욱 전 우리금융저축은행 사장의 임기가 1년가량 남았던 상황에서 대표이사 교체를 선택했다.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이 사장을 두고 “의사결정이 합리적이고 직원과 활발히 소통하면서 진취적으로 업무에 임해 영업전략 추진과 고객기반 확대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축은행업권의 현재 경영상황을 개선하고 새롭게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 개인적으로도 올해 성과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우리은행장 후보군에 올랐을 만큼 우리금융 내부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에서 지주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이룬다면 그룹 내 입지가 한 층 더 단단해 질 수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2024년 859억 원 순손실(지배주주 기준)을 냈다. 2025년 1분기 순이익 37억 원을 거두며 반등을 시작한 가운데 올해 순이익 18억 원을 목표로 한다.

이 사장은 1964년생으로 중앙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우리금융지주 전략기획단 상무, 신사업총괄 전무, 사업성장부문 부사장, 우리은행 영업총괄그룹 부행장, 국내영업부문장 겸 개인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2024년 3월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로 임기를 시작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