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 세계 구리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중국에서 공급하는 핵심광물 소재 공급망 상황도 불안해지며 전 세계 경제와 기후에 모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시됐다.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과 구리, 마그네슘 혼합물 및 흑연 소재 샘플.
중국이 배터리에 사용되는 핵심광물 공급망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점도 가격 상승을 이끌어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업계에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제시됐다.
21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국제에너지기구(IEA) 분석을 인용해 “구리 공급 부족이 향후 10년에 걸쳐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며 “현재 상황은 경고장에 가깝다”고 보도했다.
IEA는 전력망에 핵심 소재로 쓰이는 구리 공급량이 2035년이면 전체 수요를 약 30% 밑돌면서 심각한 공급 부족 상황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리가 매장된 신규 광산을 발견하고 실제로 채굴 및 정제를 시작하기까지는 평균 17년에 이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공급망 안정화에 부정적 요소로 꼽혔다.
IEA는 특히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비롯한 친환경에너지 산업이 구리 소재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가장 눈에 띄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각국 정부가 이에 대응해 공급망 다변화 및 재활용 시스템 확보 등으로 추가 물량 확보를 서두르지 않는다면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구리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난 주요 원인은 최근 수 년에 걸쳐 이어진 중국의 공격적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로 지목됐다.
IEA는 “구리 수요와 공급 상황이 안정화되지 않는다면 친환경에너지 산업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약 70%를 책임지는 리튬과 코발트, 망간과 갈륨 등 핵심 광물소재와 희토류 공급 부족 가능성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광물과 희토류 공급망에서 지배력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중국 자본으로 해외 광산 및 정제소를 직접 운영하거나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IEA는 핵심광물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전 세계 배터리 평균 가격이 40~50%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져 관련 산업과 소비자들에 모두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전 세계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졌다.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은 기후변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중요하게 기여하고 있는 만큼 소재 공급망 차질이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IEA는 “필수 산업소재 가격 상승은 전 세계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비용 부담을 키우고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요인”이라며 “이는 매우 중요한 위기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