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넷플릭스와 손잡으니 가입자 껑충, '빅브랜드' 제휴 늘려 쿠팡 쫓는다

▲ 네이버가 넷플릭스 효과를 체감했다. 게임과 헬스앤뷰티, 공연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제휴를 늘리겠다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가 고객들의 유입을 끌어낼 ‘빅브랜드’와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협업한 뒤 고객 유입이 크게 늘어난 것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게임과 헬스앤뷰티(H&B) 등으로 협업 카테고리를 다양화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1일 네이버에 따르면 커머스사업과 관련해 힘을 쏟는 분야 가운데 하나는 멤버십 혜택 강화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라는 이름으로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달 4900원을 내면 쓸 수 있는 월 이용권과 해마다 4만6800원이 결제되는 연간 이용권 등 2가지로 나뉜다.

네이버플러스가 제공하는 혜택은 적지 않은 편이다. 쇼핑할 때마다 최대 5% 적립, N배송 상품 1만 원 이상 구매시 무료배송 및 1회 무료교환·반품 혜택 제공 등을 기본으로 카셰어링과 편의점, 영화관, 배달앱 등 제휴 브랜드 할인 및 적립 혜택도 제공한다.

하지만 쿠팡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네이버의 한계이자 고민이다. 쿠팡이 확보하고 있는 유료멤버십 회원 수는 14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와우멤버십의 월 구독료가 7890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매달 1100억 원이 넘는 매출이 쿠팡으로 유입된다.

네이버는 이와 비교하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네이버가 1분기 멤버십에서 낸 매출은 555억 원인데 월 구독료를 기준으로 역추산하면 가입자 400만 명가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가 쿠팡과의 경쟁에서 다소 밀리는 듯한 양상을 보이는 데는 충성고객의 규모가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충성고객은 일반고객과 비교해 더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2024년 쿠팡의 매출 증가율은 29%로 네이버의 매출 증가율 14.8%의 약 2배였다.

네이버가 지난 20일 증권사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애널리스트데이’를 열고 멤버십 혜택 강화를 강조한 것은 이런 배경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이 자리에서 쇼핑 혜택과 외부 전략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데 멤버십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이 가운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글로벌 콘텐츠 연합군 구축을 주요 전략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근거는 확실하다. 네이버는 2024년 11월 말부터 멤버십 혜택 가운데 하나로 넷플릭스 콘텐츠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그 효과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제휴한 뒤 신규 가입자의 증가율은 1.5배 늘었다. 가입자의 쇼핑 거래액도 30% 증가했다. 단순한 숫자 이상의 시너지가 확인되고 있다고 네이버는 판단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가장 큰 강점은 사용자 수 변동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수 년 동안 월간활성이용자 수(MAU)에서 꾸준히 1천 만 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많을 때는 1400만 명 이상의 수치도 기록한다.

네이버가 넷플릭스와 같이 고객 유입이 확실한 브랜드를 몇 개 더 발굴한다면 쿠팡과의 경쟁에서 비빌 수 있을 만한 무기를 더 갖게 될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네이버 넷플릭스와 손잡으니 가입자 껑충, '빅브랜드' 제휴 늘려 쿠팡 쫓는다

▲ 네이버가 게임 구독 서비스나 CJ올리브영의 멤버십과 제휴하면 단숨에 잠재 고객 수를 확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J올리브영 매장.


네이버는 게임과 헬스앤뷰티, 공연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추가 제휴 브랜드와 관련한 약간의 힌트도 흘렸다.

네이버가 꾸는 꿈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예컨대 가장 유명한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엑스박스게임패스’와 제휴한다면 단숨에 잠재 고객 수를 수백만 명 이상 확대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엑스박스게임패스의 구독자 수는 2024년 2월 기준으로 3400만 명이다.

헬스앤뷰티와 관련해 국내에서 가장 잘 나가는 CJ올리브영과 협업해도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는 많다. CJ올리브영은 2022년 자체 멤버십 회원 1천만 명 선을 일찌감치 넘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멤버십 제휴와 관련해 유명 브랜드와 협력은 언제나 검토하고 있다”며 “브랜드에서 먼저 제안이 올 때도 있고 네이버가 먼저 제안을 할 때도 있는데 앞으로 어떤 브랜드와 제휴할지 구체적인 이름을 밝히기는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쿠팡과 비교해 열위에 놓인 것으로 평가받았던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도 노력을 쏟고 있다.

쿠팡이 가진 절대반지(?) 같은 무기는 와우멤버십 회원에게 무료배송과 무료반품, 무료교환 등의 혜택을 무제한 제공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빠른배송까지 결합하면서 국내에서 현재로서는 쿠팡의 뒤를 쫓는 기업이 사실상 사라졌다.

네이버는 이를 고려해 3월 ‘N배송’이라는 이름으로 배송 서비스를 개편했다. 오늘배송과 내일배송, 일요배송, 희망일배송 등으로 세분화해 약속한 날 정확하게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배송이 지연되면 포인트로 보상하는 제도까지 마련했다.

최근에는 쇼핑 플랫폼 ‘네이버플러스스토어’에 편의점 CU를 유지해 이륜차 배송 퀵커머스 서비스인 ‘지금배달’을 선보이기도 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