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19년 연속 무파업 기록 깨지나  
▲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왼쪽)과 최길선 현대중공업 조선해양플랜트 총괄회장

현대중공업이 19년째 이어 온 무파업 기록이 깨지는 것일까?

현대중공업 노조가 통상임금 확대 등 단체교섭에서 노사의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해 파업수순을 밟고 있다.

현재중공업은 2분기 1조1천억 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이재성 회장과 최길선 회장의 투톱체제로 비상경영에 들어간 뒤 첫 시험대를 맞게 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다음달 3일경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노조는 회사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더 이상 상황이 진전되지 않자 이런 카드를 고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3개월 동안 30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쟁의행위 조정신청 이후 추석휴가를 보낸 다음 쟁의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25일부터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노조는 9월2일 조합원들을 상대로 교착상태에 빠진 단체협약 교섭 내용을 설명한 뒤 그 다음날인 3일 쟁의행위 조정신청을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쟁의행위 조정신청은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하기 위한 절차중 하나다. 노조가 쟁의조정을 신청하면 중앙노동위원회는 향후 10일 동안 조정기간을 거쳐 판결을 내리게 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양측의 입장차가 커서 추가교섭에 의미가 없다는 '조정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현대중공업은 합법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을 기본급 대비 6.51%인 13만2013원 올리고, 호봉 승급분도 기존 2만3천 원에서 5만 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성과급 250% 추가,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주장하고 있으나 회사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통상임금 확대가 쟁점이 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를 비롯해 현대중공업그룹 3개사 노조는 공동으로 통상임금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에만 1조 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내며 지난해 말부터 계속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최길선 전 사장을 조선해양플랜트 총괄회장으로 영입해 이재성 회장과 함께 투톱체제로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일 ‘비상경영 실천에 사우들의 협력을 바란다’는 제목의 담화문에서 "회사는 모든 비용을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하는 강도 높은 원가절감계획을 추진하고, 조직과 인력의 효율적 개편과 운영을 통해 우리 모두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슬기롭게 마무리하는 것이 당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임금을 조금 더 받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일자리를 확보하고 지키는 것으로 고용안정과 노사관계의 안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노조에 협조를 주문했다.

현대중공업은 7월 매출이 2조82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25% 늘어났다는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신규수주는 누계기준으로 138억 달러를 기록해 14%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