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 출점 장벽 낮춰, 강승협 6년 내 업계 '톱3' 조준

▲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이사가 창업 비용을 낮춘 새로운 노브랜드버거 가맹 모델 도입을 통해 2030년 버거업계 ‘톱3’ 도약을 노린다. 사진은 강승협 대표가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브랜드버거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노브랜드답게 창업비용도 확 낮춘 새로운 가맹 모델을 선보인다. 예비 창업주들이 가볍게 사업을 출발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임을 확실하게 말씀드린다.”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는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브랜드버거 비전을 발표하며 사업 확장에 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새 가맹 모델은 버거의 본질과 운영에 필요한 핵심만 남기고 인테리어 등 그 밖의 비용을 최대한 걷어내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인테리어 공사를 단순화해 공기를 기존 4주에서 3주로 단축하고 마감재 종류도 22종에서 14종으로 줄였다.

주방 공간은 습식에서 건식으로 바꿔 배관 등 설치비용을 절감하고 평당 좌석수를 기존보다 35% 늘렸다.

기존 운영해온 스탠다드 모델 점포를 여는 데는 간판·인테리어·설비·전산장비 등을 포함해 82.5㎡(25평) 기준 1억8천만 원이 들어갔지만 새로 도입하는 콤팩트 모델은 49.6㎡(15평) 기준 1억5백만 원으로 개점할 수 있다.

점주 입장에서 콤팩트 모델을 선택하면 출점 비용을 40% 넘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점포 개설 비용과 별도로 점주가 본사에 지급하는 가맹비도 기존 모델 기준 1500만 원에서 새 모델은 1천만 원 수준으로 내린다.

노브랜드버거는 최근 2년 동안 확장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현장]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 출점 장벽 낮춰, 강승협 6년 내 업계 '톱3' 조준

▲ 8일 노브랜드버거의 새 가맹 모델이 적용된 첫 점포 ‘노브랜드버거 건대점’이 문을 열었다. 사진은 건대점 외부 전경. <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푸드는 2019년 8월 노브랜드버거 1호점인 홍대점을 열며 버거업계에 진출한 뒤 2021년 5월 업계 최단기간인 20개월 만에 100호점을, 그 뒤 19개월 만인 2022년 12월 200호점을 열었다. 

하지만 2023년에는 246호점, 지난해 265호점, 현재 285호점으로 매장수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특히 폐점하는 매장이 늘면서 현재 실제 운영하고 있는 매장수는 가맹 196개, 직영 17개 등 213개에 그친다. 이는 매장수 기준 업계 1위 맘스터치(1400여 개)는 물론 대형 직영점을 주로 운영하는 버거킹(약 500개)과 맥도날드(약 400개)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노브랜드버거 출점 전략에 차질을 받은 가운데 신세계푸드가 공격적 매장 확대보다 안정적 매장 운영을 통한 효율화에 방점을 찍으면서 노브랜드버거 외형 확장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강 대표는 창업비용을 낮춘 새로운 가맹 모델을 도입해 노브랜드버거 사업 확장을 재개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강 대표는 “노브랜드 가치를 담은 신규 가맹 모델은 가맹점주들의 창업 부담을 덜어주며 노브랜드버거 사업이 성장하는 데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신규 가맹 모델을 통한 사업 확장으로 2030년까지 버거 업계 ‘톱3’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1200억 원이었던 노브랜드버거 매출을 2030년 7천억 원으로 6배 가까이 키우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창업비용을 낮춰 노브랜드버거 창업을 선택하는 예비 가맹점주를 더 많이 유치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이 더 확대되는 선순환 성장 구조를 만드는 전략을 펼친다.

강 대표는 “올해 1분기에만 자영업자 수가 작년과 비교해 1만 명 이상 줄었다”며 “점주의 부담은 우리에게 버거의 본질(맛과 품질)과 함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현장]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 출점 장벽 낮춰, 강승협 6년 내 업계 '톱3' 조준

▲ ‘노브랜드버거 건대점’ 내부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이날 신규 가맹 모델을 처음 적용한 노브랜드버거 건대점이 문을 열었다. 다만 이는 신규 가맹 모델을 출점하기에 앞서 선보인 직영점이다. 

신세계푸드는 5월 서울과 부산에서 가맹사업 확대를 위한 사업 설명회를 열고, 그 뒤 온라인상담과 지역별 사업설명회를 통해 예비 창업자 확보에 나선다. 

새 가맹 모델이 실제 많은 예비 창업자들의 선택을 받아 강 대표가 제시한 2030년 노브랜드 목표 달성의 시금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10월 신세계푸드 수장에 오른 강 대표는 부실사업을 정리하며 사업 조정을 통한 효율화 작업에 집중해왔다. 외식사업에서는 사업 역량을 노브랜드 버거로 결집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0월 ‘노브랜드 피자’ 대치점 폐점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역삼점, 서울대입구점, 미아점 문을 차례로 닫고 2022년 3월 발을 들였던 피자 사업에서 철수했다. 

2015년 말 신세계푸드 자회사로 편입한 음료 프랜차이즈 운영사 스무디킹코리아도 올 10월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스무디킹은 지난해 순손실만 9억2500만 원을 냈다.

현재 신세계푸드 외식 사업 브랜드는 노브랜드버거, 베키아에누보, 오슬로, 데블스도어 등 4개 브랜드만이 남았다. 외식 브랜드별 매장수는 베키아에누보 4개, 오슬로 6개, 데블스도어 2개 등에 그친다. 

강 대표는 올해부터 노브랜드버거 고객 접점 확장을 다시 본격화하며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개선도 함께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노브랜드버거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에 집중한 신제품 ‘NBB어메이징 더블’도 출시했다.
 
[현장]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 출점 장벽 낮춰, 강승협 6년 내 업계 '톱3' 조준

▲ 노브랜드버거가 8일 출시한 신제품 ‘NBB어메이징 더블’. <비즈니스포스트>

동일 수준의 버거 제품과 비교해 패티 무게는 30% 늘리고 가격은 업계 대비 30% 저렴한 단품 기준 4500원으로 책정했다.

강 대표는 “신메뉴는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푸짐한 버거를 만날 수 있도록 돕고, 가맹점주에게는 새로운 대표매뉴로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70년생인 강 대표는 경복고와 고려대 지리교육과를 졸업한 뒤 1995년 신세계에 입한 30년 ‘신세계맨’이다. 2020년 이마트 지원본부장 겸 재무담당, 2022년 이마트 지원본부장겸 지마켓 지원본부장 등을 지낸 ‘재무통’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 전무 지내다 신세계푸드 대표에 선임됐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