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에코프로 캐즘에 실적 고전, 오너 이동채 법적 족쇄 풀렸는데 왜 회장에 복귀하지 않을까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회장으로 복귀하지 않는 이유를 두고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고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으려는 경영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코프로>

[씨저널]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회장 자리로 복귀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이 전 회장은 2023년 8월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약 11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되어 법정 구속됐다. 

그러나 2024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조기 출소하며 경영 일선 복귀가 가능한 상황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과 달리 회장직에 즉각 복귀하지 않고 상임고문으로서 신중한 행보를 걷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고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회장 복귀 대신 상임고문 선택한 이유

에코프로 이사회는 2024년 9월 초 이 전 회장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에코프로 상임고문 자리는 이사회 의결만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손쉬운 선택지였을 뿐만 아니라 이 전 회장이 에코프로 지분 18.84%를 지닌 최대주주라는 이유만으로 경영 전반에 의견을 피력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 전 회장이 9개월 조기 출소로 인해 사회적·법적 부담과 비판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회장으로 직행할 경우 대내외의 부정적 시선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읽힌다.

아울러 이동채 전 회장이 갖고 있는 ‘전 회장’이라는 명확하지 않은 타이틀로 경영 행위에 제약이 있기에 회장직 복귀 전 안정적으로 경영 기틀을 다지려는 전략적 고려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회장은 실제로 출소 직후부터는 공식 출퇴근을 하며 미래 전략 구상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위법 행위와 관련한 법적·사회적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회사 내부와 주주, 국민들에게 모범적인 경영 복귀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신중을 기하는 자세로 볼 수 있다. 회장 자리로 직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으려는 복안이 깔린 셈이다. 

앞서 이동채 전 회장의 사면과 복귀는 단순한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논쟁으로 떠오른 바 있다.

특히 경북 포항시와 지역 경제단체들이 조직적으로 구명 서명 운동을 벌이며 행정력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포항시 의원과 일부 시민들은 “행정복지센터가 범죄자를 위한 서명 장소로 전락했다”며 강한 비판을 제기했고 이는 공정성과 행정 윤리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졌다.

이동채의 경영 스타일과 향후 경영 복귀 전망

이 전 회장 부재 동안 에코프로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캐즘’ 현상, 즉 일시적 수요 둔화로 인해 실적 부진을 겪었다. 

주력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 2022년 말 3807억 원에서 2023년 말 1560억 원으로 절반 이하로 고꾸라졌고,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341억 원을 보며 적자전환했다. 양극재 생산능력 확장 계획도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을 만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와 주주들 사이에서는 오너인 이동채 전 회장의 빠른 복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2024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 발표 직후에는 관련 그룹 주가들이 상승하며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였으나, 복귀 직후에도 에코프로 주가의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에코프로 주주들은 앞으로 이동채 전 회장이 어떻게 실적 반등 전략을 펼쳐 나가느냐에 주목한다.

이 전 회장으로서는 내부자 거래 사건이 기업 이미지에 끼친 부정적 영향과 최근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 착수 등 경영 투명성과 윤리성 문제가 회사에 여전히 잠재적 위협으로 존재하는 점도 만큼 이를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이동채 전 회장은 평범한 직장인을 거쳐 공인회계사 자격 취득 후 창업에 성공한 자수성가형 경영인이다. 그는 기술력 확보와 과감한 투자로 에코프로를 국내외에서 영향력 있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파괴적 혁신’을 통한 기술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며, 배터리 산업이 직면한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의 전구체 기업 GEM과 통합된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상임고문으로 복귀한 이 전 회장은 공식적으로 회장직 복귀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복귀는 시간 문제라는 평가가 많다. 그의 경영 복귀는 광물 공급망 확보, 신사업 추진 등 에코프로 그룹 전반에 긴요한 전략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