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시장에서 당분간 자동차 가격을 동결키로 하면서, 경쟁사들과 사뭇 다른 전략을 펼치기로 하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미국이 4월 3일부로 모든 수입차에 25% 관세 부과를 발효하면서 일부 경쟁사들은 향후 차량 가격을 인상키로 하거나 아예 일부 차종을 미국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또 포드나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기업들은 향후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 감소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기존 생산 차량에 대해선 1~2달 동안 직원 할인가를 적용해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공식적으로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두 달간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관세 인상분을 차값에 반영하지 않고 현재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4월과 5월 현대차의 미국 판매 성적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현대차의 미국 시장 입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의 4월과 5월 미국 판매량이 올해 남은 기간 미국 시장 판매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동부 기준 4월3일 0시1분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와 부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고 있다.
경쟁사들은 미국 수출 중단이나,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오는 6월2일까지 권장소매가격(MSRP)을 인상하지 않기로 하는 '고객 보증 프로그램'을 시행키로 했다.
MSRP는 제조사가 판매를 담당하는 소매업자에게 제품을 공급할 때 설정·권고하는 소비자 가격 수준을 의미한다.
올해 1분기 미국 자동차 판매량 1위는 제너럴모터스(GM)가 차지했다. 2위는 도요타, 3위 포드, 4위 현대차그룹 순이었다.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스텔란티스는 관세 부과를 계기로 오히려 당분간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전략을 택했다.
포드는 6월2일까지 2024~2025년식 포드와 링컨 모델 구매자들에게 직원 할인가를 적용해 주기로 했다. 지난 3월 미국 판매 순위 6위에 오른 스텔란티스도 4월30일까지 직원 할인가로 차량을 판매한다.
미국에서 생산 중이거나 이미 미국에 수입된 기존 차량은 앞으로 관세분을 반영해 가격을 본격적으로 인상하기 전에 싼 가격에 판매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보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6월2일까지 가격을 동결하기로 한 현대차와 가격 인하에 들어간 포드의 성적표가 중요한 이유는 최근 판매 흐름 때문이다.
현대차는 3월 미국 판매량 8만7019대를 기록했다. 2024년 3월보다 13.1% 증가했다. 역대 3월 판매량 가운데 최고 실적이며 전체 월간 판매량을 놓고 봐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현대차는 6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판매량을 놓고 보면 현대차그룹은 40만240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 늘었다. 시장 점유율도 전년 동기 대비 8%포인트 상승한 18.7%를 기록했다.
이 같은 좋은 흐름에 힘 입어 3위 포드와의 판매량 차이도 크게 줄였다. 포드는 1분기에 50만1291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과 판매량 차이는 9만8887대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21.2% 줄었다.
판매량 차이를 더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시기에 포드가 가격을 인하했음에도 현대차는 원래 가격대로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차가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아닌 품질력으로 승부, 가격을 내리지 않아도 판매를 늘릴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미국 시장에서 판매 증가세를 이어온 현대차가 4~5월 가격 동결에 따라 판매량이 감소한다면 6월 이후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판매 4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경쟁사가 가격 할인에 들어갔음에도 현대차가 4~5월 판매 증가세를 이어간다면, 미국의 관세 인상 여파를 정면 돌파하는 전략으로 미국 시장 입지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준공식을 가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현재 연 30만대에서 이른 시일 내 50만 대까지 확대, 관세 영향 없이 현지 생산해 판매하는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것도 이같은 가격 동결 판매 전략을 밀어붙일 수 있는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우리는 (미국)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해 불확실성을 느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앞으로 몇 달 동안 그들에게 어느 정도 안정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MSRP 보증은 미국 소비자에 훌륭한 차량을 제공하고, 회사에 가장 중요한 시장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려는 다각적 노력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힌 자동차 제조사는 일본 도요타, 독일 BMW 정도다. 1위 기업인 GM은 아직 향후 가격 방침을 밝히지 않았다.
BMW는 5월1일까지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당분간 미국 내 재고를 활용해 판매하고, 원가 절감 등을 통해 비용 증가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페라리는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차량 가격을 최대 10% 인상한다. 독일 폭스바겐도 모든 수출 차량 판매가격에 일정 수준 관세 인상분을 반영키로 했다.
영국 재규어 랜드로버는 4월 한 달 동안 미국 수출을 중단한다. 아우디는 지난 2일부터 미국 수출 물량을 독일 항구에 묶어두며 수출을 잠시 중단했다. 일본 닛산의 고급브랜드 인피니티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던 QX50과 QX55 등 2개 모델의 미국 판매를 영구 중단키로 했다. 윤인선 기자
미국이 4월 3일부로 모든 수입차에 25% 관세 부과를 발효하면서 일부 경쟁사들은 향후 차량 가격을 인상키로 하거나 아예 일부 차종을 미국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26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또 포드나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기업들은 향후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 감소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기존 생산 차량에 대해선 1~2달 동안 직원 할인가를 적용해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공식적으로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두 달간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관세 인상분을 차값에 반영하지 않고 현재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4월과 5월 현대차의 미국 판매 성적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현대차의 미국 시장 입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의 4월과 5월 미국 판매량이 올해 남은 기간 미국 시장 판매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동부 기준 4월3일 0시1분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와 부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고 있다.
경쟁사들은 미국 수출 중단이나,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오는 6월2일까지 권장소매가격(MSRP)을 인상하지 않기로 하는 '고객 보증 프로그램'을 시행키로 했다.
MSRP는 제조사가 판매를 담당하는 소매업자에게 제품을 공급할 때 설정·권고하는 소비자 가격 수준을 의미한다.
올해 1분기 미국 자동차 판매량 1위는 제너럴모터스(GM)가 차지했다. 2위는 도요타, 3위 포드, 4위 현대차그룹 순이었다.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스텔란티스는 관세 부과를 계기로 오히려 당분간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전략을 택했다.
포드는 6월2일까지 2024~2025년식 포드와 링컨 모델 구매자들에게 직원 할인가를 적용해 주기로 했다. 지난 3월 미국 판매 순위 6위에 오른 스텔란티스도 4월30일까지 직원 할인가로 차량을 판매한다.
미국에서 생산 중이거나 이미 미국에 수입된 기존 차량은 앞으로 관세분을 반영해 가격을 본격적으로 인상하기 전에 싼 가격에 판매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보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6월2일까지 가격을 동결하기로 한 현대차와 가격 인하에 들어간 포드의 성적표가 중요한 이유는 최근 판매 흐름 때문이다.
현대차는 3월 미국 판매량 8만7019대를 기록했다. 2024년 3월보다 13.1% 증가했다. 역대 3월 판매량 가운데 최고 실적이며 전체 월간 판매량을 놓고 봐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현대차는 6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판매량을 놓고 보면 현대차그룹은 40만240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 늘었다. 시장 점유율도 전년 동기 대비 8%포인트 상승한 18.7%를 기록했다.

▲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공장에서 현지 근로자들이 전기차 '아이오닉5'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이 같은 좋은 흐름에 힘 입어 3위 포드와의 판매량 차이도 크게 줄였다. 포드는 1분기에 50만1291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과 판매량 차이는 9만8887대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21.2% 줄었다.
판매량 차이를 더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시기에 포드가 가격을 인하했음에도 현대차는 원래 가격대로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차가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아닌 품질력으로 승부, 가격을 내리지 않아도 판매를 늘릴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미국 시장에서 판매 증가세를 이어온 현대차가 4~5월 가격 동결에 따라 판매량이 감소한다면 6월 이후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판매 4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경쟁사가 가격 할인에 들어갔음에도 현대차가 4~5월 판매 증가세를 이어간다면, 미국의 관세 인상 여파를 정면 돌파하는 전략으로 미국 시장 입지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준공식을 가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현재 연 30만대에서 이른 시일 내 50만 대까지 확대, 관세 영향 없이 현지 생산해 판매하는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것도 이같은 가격 동결 판매 전략을 밀어붙일 수 있는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우리는 (미국)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해 불확실성을 느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앞으로 몇 달 동안 그들에게 어느 정도 안정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MSRP 보증은 미국 소비자에 훌륭한 차량을 제공하고, 회사에 가장 중요한 시장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려는 다각적 노력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힌 자동차 제조사는 일본 도요타, 독일 BMW 정도다. 1위 기업인 GM은 아직 향후 가격 방침을 밝히지 않았다.
BMW는 5월1일까지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당분간 미국 내 재고를 활용해 판매하고, 원가 절감 등을 통해 비용 증가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페라리는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차량 가격을 최대 10% 인상한다. 독일 폭스바겐도 모든 수출 차량 판매가격에 일정 수준 관세 인상분을 반영키로 했다.
영국 재규어 랜드로버는 4월 한 달 동안 미국 수출을 중단한다. 아우디는 지난 2일부터 미국 수출 물량을 독일 항구에 묶어두며 수출을 잠시 중단했다. 일본 닛산의 고급브랜드 인피니티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던 QX50과 QX55 등 2개 모델의 미국 판매를 영구 중단키로 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