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백인환 대원제약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 외형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백인환 사장은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신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활발한 인수합병을 추진해온 만큼 외형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 부담은 커지고 있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지난 몇 년 동안 몸집을 불렸다가 1년 전부터 부실 자회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 여부에 나서는 만큼 방향타를 어떻게 설정할 지가 중요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백인환 사장은 백승호 회장의 장남으로 1984년에 태어나 미국 브랜다이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후 삼정KPMG에서 일하다 2011년 대원제약에 입사해 승진가도를 달렸다.
경영 전면에 나온 것은 2022년 말 임원인사에서 경영총괄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그리고 1년 만인 2024년 1월 각자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삼촌이자 백승호 회장의 동생인 백승열 부회장과 함께 대원제약을 이끌고 있다.
백 사장이 경영총괄로 승진했을 당시 대원제약은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회사인 에스디생명공학을 인수했다. 사실상 백인환 사장 주도로 사업 확장을 추진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원제약은 2023년 12월 회생절차를 밟던 에스디생명공학에 400억 원을 투자해 지분 72.9%를 확보했다. 물론 백 사장은 당시 건기식에 이어 화장품까지 빠르게 확장하기 위해 인수합병이라는 수단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백 사장은 2024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화장품 사업 확장을 위해 에스디생명공학을 인수했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특히 백 사장은 2023년 경영 총괄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2025년까지 연매출 1조 원을 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해 신규 사업분야에서 빠르게 성과를 낼 필요성이 큰 것으로 여겨졌다.
실제 에스디생명공학은 화장품뿐 아니라 건기식, 온라인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자회사를 두고 있었는데 대원제약에 인수된 이후 자회사를 매각하면서 재편 작업을 추진했다. 구체적으로 에스디생명공학은 2024년 상반기 화장품 판매업체인 에스디플랫폼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에스디플랫폼이 지분 100%를 보유한 건기식 판매업체 에스디에이치파트너스도 연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동기업 및 관계기업인 샵이오와 삼우생명과학, 에스디큐어, 쿠잉비, 글로벌소싱네트워크, 이뮤노바이오텍 지분도 정리했다. 사실상 에스디생명공학의 주요 사업은 화장품만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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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원제약이 에스디생명공학(사진)을 인수한 이후 적자 사업을 정리하며 구조조정을 1년여 동안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 화장품 브랜드로는 SNP화장품을 포함해 데이위드, M’솔릭, hddn랩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백 사장으로서는 외형을 빠르게 확장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대원제약은 일반의약품(OTC)인 감기약 ‘콜대원’을 포함해 신사업 확장에 힘입어 2024년 창립이후 처음으로 6천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냈다.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982억 원, 영업이익 260억 원을 거뒀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13.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9.4%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에스디생명공학의 화장품 사업이 재도약한다 하더라도 백인환 사장이 제시한 매출 1조 원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에스디생명공학의 화장품 매출이 전성기로 여겨지던 2019년 당시와 비교해 저조한 수준인 데다 여전히 적자를 보고 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마스크팩 제품을 앞세워 중국에서 인기를 끌며 2019년과 2020년 연매출 1500억 원까지 낸 업체지만 2024년에는 345억 원에 그쳤다. 2023년과 비교하면 26.57% 감소했다. 물론 적자 사업을 정리하면서 2024년 영업손실은 115억 원을 봤다. 2023년과 비교해 적자는 이어졌지만 규모는 22억 원 감소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대표적으로 국내 제약업계에서 화장품 사업으로 성공한 동국제약의 경우 지난해 뷰티사업에서 2천억 원이 넘는 매출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라며 “에스디생명공학이 화장품 사업으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기에는 시간적으로도, 제품 포토폴리오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