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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열릴 1.07조 달러 (한화 1550조 원) 이상의 미국 해양방산 시장을 잡기 위해 현지 거점 조선소 육성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무대가 바다로 확대되면서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해군 전력 보강을 위해 해외에서도 군함이나 잠수정 등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해양 방산 시장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30년 간 무려 1.07조 달러 규모의 미국 해군 특수선 시장이 새롭게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2.0 재계 희비] 트럼프 1조 달러 해양방산 판 깐다, 한화 김동관 미국 거점 조선소 육성 속도](https://admin.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2/20250213021638_6304.jpg)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미국 해군 함정 시장 개방에 맞춰 미국 현지 거점 조선소인 필리조선소 재정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은 최근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안’을 발의했다.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안 취지는 현행법을 개정해 외국 조선소에서도 미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법안에 따르면 조선소 지배구조·운영에서 중국과 무관해야 하며,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회원국,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라는 조건을 충족하는 조선소가 미 해군 특수선 건조 허용 대상이다,
법안이 통과하면 세계 최대 규모 해군 특수선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특수선 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의회 예산처에 따르면 미 해군은 앞으로 30년간 전투함 293척, 군수함·지원함 71척 등 모두 364척을 구매할 예정이다. 총 구매 금액은 1.07조 달러 이며, 연평균으로 358억 달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한국과의 조선산업 협력을 강조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 1월20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행사와 정·재계 주요 인사들을 초대하는 무도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회장은 미국 새 정부의 주요 국방안보 책임자들에 조선·방산 등 한화그룹 사업과 기술력을 소개했다.
한화오션은 2023년 5월 출범 이후 세계 해양 방산 사업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트럼프 정부가 만들 막대한 해군 특수선 수요를 잡기 위해선 회사가 2024년 12월 1억 달러를 투자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를 거점 조선소로 육성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필리조선소는 보유한 도크(길이 330m, 너비 45m)에서 컨테이너선, 탱커선(아프라막스급), 제품운반선(PC선) 등 상선과 미국 교통부 해사청의 다목적훈련함(NSMV) 등을 건조하고, 미국 해군 함정의 유지·정비·보수 사업을 수행한 이력이 있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필리조선소의 5번 드라이도크는 660톤급 골리아스 크레인이 설치돼 상륙함, 구축함(줌활트급, 알레이버크급) 등의 함정을 건조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미국 존스법(Jones Act) 및 함정사업 확장 계획을 포함한 중장기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우선 필리조선소 함정 건설 도크 등을 늘리는 투자에 나서고, 관련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선업 기반이 취약한 미국에서 한국 조선소의 높은 효율성과 생산 기술력을 빠르게 필리조선소에 이식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2.0 재계 희비] 트럼프 1조 달러 해양방산 판 깐다, 한화 김동관 미국 거점 조선소 육성 속도](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2/20250214161359_170423.jpg)
▲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2024년 12월 1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 모습. <한화오션>
필리조선소는 2024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억1710만 달러, 영업손실 622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내 조선기자재 공급망 붕괴하면서 원가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필리조선소는 주요 적자 프로젝트인 국가안보다중목적선(NSMV), 심해설치선(SRIV) 건조를 마치고, 올해 컨테이너선 건조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적자 폭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회사는 2024년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2건을 수주하며 미국 해양 방산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앞서 회사는 2023년 11월 실시한 유상증자로 조달한 1조4971억 원 가운데 4200억 원을 글로벌 방산산업 생산거점과 유지·정비·보수 전문기업 지분 확보에 투입하고, 621억 원은 차세대 함정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