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이 중국 선전증시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선강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홍콩증권선물거래소는 5일부터 선강퉁을 시작한다.

선강퉁은 중국 선전증시에 상장된 기업들 가운데 505곳(시가총액 70%)과 홍콩증시 상장종목 218곳(시가총액 84%)의 주식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다.

  서명석, 유안타증권의 '선강퉁' 우위확보 위해 전력투구  
▲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서 사장은 중국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하는 ‘후강퉁’에서 유안타증권의 중국증시 분석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선강퉁에서도 성과를 거둬 중화권 특화증권사라는 입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삼성증권과 함께 후강퉁에서 점유율 1, 2위를 다퉜다.

서 사장은 선전증시와 관련된 중장기적 분석능력이 선강퉁에서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선강퉁 시행은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금융시장 개방의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예상되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 시각에서 면밀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강퉁보다 선강퉁에 투자할 때 중국경제와 기업과 관련된 정보가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평가된다.

후강퉁은 주로 덩치가 큰 중국 국유기업들이 상장된 증시(민간기업 비중 36%)인 반면 선강퉁은 바이오와 IT 등 신성장산업분야의 중소형회사가 대다수인 데다 민간기업 비중도 68%에 이르기 때문이다.

서 사장은 유안타증권이 다른 증권회사보다 중국 현지 정보력에서 뛰어나다는 점을 적극 활용할 계획을 세워뒀다.

국내 증권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중화권 증권사인 데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선강퉁 투자정보를 수집하는 등 일찍부터 선강퉁 시행을 준비해왔다.

홍콩과 상하이, 선전 등에 퍼져있는 대만 유안타금융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정보를 발 빠르게 수집할 수 있다는 점도 다른 증권사들과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유안타증권은 10월 초 중국 상하이 현지연구원 70여명과 홍콩, 대만, 국내 연구원들이 함께 만든 ‘선강퉁 가이드북’을 내놓았다.

또 '전지점 선강퉁 PT 경연대회'를 열어 사내의 투자 아이디어와 전략을 공유했다. 전 직원의 선강퉁 투자상담 역량을 한단계 끌어올린 셈이다.

서 사장은 유안타증권의 온라인 주식매매시스템(HTS)인 ‘티레이더’에 선강퉁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투자자들이 쉽게 선강퉁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티레이더를 이용하는 고객의 수를 늘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경제를 감안하면 유안타증권이 선강퉁시장에서 단기적으로는 큰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대신증권은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물가상승을 바탕으로 한 전통산업“이라며 ”중국의 물가상승이 잦아들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2분기 이후에 선강퉁에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