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켐바이오 오리온 지원 든든, 김용주 올해 파이프라인 확대 가속페달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대표이사(사진)가 지난해 오리온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면서 올해 신약 후보물질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대표이사가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 

지난해 리가켐바이오가 오리온에 인수된 이후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올해 연구개발(R&D)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일 리가켐바이오에 따르면 올해 연구개발비로 3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비로 725억 원을 사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확대된 규모다. 

물론 지난해 전체 연구개발비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3년 연간 연구개발비가 810억 원가량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올해 4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김 대표가 항체약물접합체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빠르게 임상 단계로 올리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들어가는 것이다.

리가켐바이오의 2024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 후보물질과 플랫폼 등 모두 13개 연구개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항체약물접합체 물질 관련해서는 8개, 플랫폼 관련 연구과제는 5개 등이다.

공개되지 않은 후보물질까지 포함하면 30여 개로 알려져 있는데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수준이다.

김 대표로서는 올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이들 물질들의 상업화 혹은 기술 수출을 위해 빠르게 임상 단계 진입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세계적 제약사들이 선호하거나 벤처투자자들은 임상2상 정도 단계에서 유망한 물질에 대해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2상에서는 개발 중인 치료제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고 적정한 용량과 투어방법을 결정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세계적 제약사로서는 효능이 어느 정도 보장된 상태에서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필요한 약물을 도입하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로서는 전임상이나 임상1상 단계보다 높은 가격에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김 대표로서는 연구개발 자금을 두둑히 확보한 만큼 전임상이나 임상계획승인 신청 단계보다는 임상단계 중심으로 전환해 더욱 빠르게 수익화하고 이를 다시 재투자하며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이미 자금은 오리온그룹을 통해 넉넉히 확보해뒀다.

오리온그룹은 2024년 1월15일 리가켐바이오(당시 레고켐바이오)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및 제3자배정 유상증자 계약을 체결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이 계약에 따라 오리온 자회사인 팬오리온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약 4698억 원 규모를 실시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연구개발에 쏟아부어 항체약물접합체 신약 개발에 투자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리가켐바이오 오리온 지원 든든, 김용주 올해 파이프라인 확대 가속페달

▲ 리가켐바이오(사진)가 중장기 목표로 5년 안에 10개의 임상 파이프라인 확보 등을 제시했다.


실제 김 대표는 오리온그룹과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기존 계획보다 2배 높은 목표인 연간 4~5개 후보물질 발굴 및 5년 이내 10개의 임상 파이프라인 확보 등을 추진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내놨다.

특히 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는 점에서 김 대표로서는 입지를 강화가 필요하다.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올해 행사에서도 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을 활용한 항암제가 화두로 꼽혔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세계 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3년 97억 달러 규모에서 2028년 300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증권가에서도 리가켐바이오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실제 리가켐바이오 주가는 오리온과 지분투자 계약 발표 당시인 2024년 1월15일 4만~5만 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주가는 12만 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1년 만에 기업가치가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국내 상장된 바이오텍(바이오벤처) 가운데 ‘톱 픽’으로 리가켐바이오를 추천했다.

권 연구원은 “올해 연초부터 항체약물접합체 신약들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가 발표될 예정”이라며 “국내에서는 리가켐바이오가 항체약물접합체 연구개발에서 높은 전문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지속적인 기업가치 성장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연초부터 로슈와 베이진 등이 항체약물접합체 파이프라인을 도입해 여전히 빅파마들의 수요를 입증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