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에서 공조전문 유통회사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인수합병에 소극적이었으나 최근 미국기업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적극적 인수합병은 이재용체제 들어 삼성전자의 미래전략과 관련해 변화의 조짐을 보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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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는 미국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를 인수했다고 19일 밝혔다. 정확한 인수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콰이어트사이드는 설립된지 17년 된 공조전문 유통회사로 북미지역에서 500여 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콰이어트사이드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사업을 전개한다. 이 회사는 이미 몇 년 동안 북미지역에서 삼성 시스템에어컨의 유통을 맡아왔다.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나 소재 및 부품 제조사가 아닌 유통회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에어컨 B2B 등 북미지역 공조사업을 확장해 매출을 늘리기로 했다.
엄영훈 삼성전자 생활가전(CE)부문 부사장은 “콰이어트사이드는 역량을 보유한 공조전문 유통회사로 이번 인수로 세계 최대시장인 북미에서 공조사업 공략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B2B사업과 스마트홈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다른 관계자는 “특히 에어컨은 주택과 사무실 등 모든 건물에 필수적이고, 에어컨에 이어 태블릿 PC 등 다른 전자제품들도 추가로 공급할 수 있어 스마트홈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 14일 미국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회사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2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스마트싱스는 스마트폰용 앱을 이용해 가정의 전자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한 기업이다. 전세계 1천여 개 이상 전자제품과 8천개 이상의 앱이 스마트싱스의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런 인수는 향후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사업 정체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사물인터넷을 꼽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특히 이재용체제의 핵심사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스마트싱스의 경우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회사이고 공조제품은 주택과 오피스 등 모든 건물에 필수품이라는 점에서 향후 스마트홈사업을 비롯해 사물인터넷사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반드시 확보해야 할 역량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사물인터넷사업에서 구글이나 애플에 비해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삼성전자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인수합병이라는 수단을 적극 활용하는 점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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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부근 삼성전자 생활가전부문 사장 |
삼성전자는 그동안 경쟁사에 비해 인수합병에 소극적이었다. 올해 상반기 동안 구글과 애플이 40여 기업을 인수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고작 한 기업을 인수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일주일도 안 되는 사이에 미국에서 기업을 두 개나 인수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위기에 깊이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풍부한 사내유보금을 이용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삼성전자의 잇단 기업인수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인수합병이라는 수단을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쪽으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애널리스트데이에서 공격적 인수합병을 예고한 적이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보수적이었지만 필요하다면 공격적으로 기업을 인수할 것”이라며 “우수한 기술을 가진 기업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