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전문가 "기후변화에 '강력한 산불 시대' 찾아와, 화재 예방책 강화해야"

▲ 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북부에 위치한 파사데나 일대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이 일대를 태우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국제기관 전문가가 기후변화로 강력해지는 산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예방책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15일(현지시각) 에이미 드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산림분야 선임 매니저는 유엔뉴스 인터뷰에서 세계가 산불 빈도와 강도가 모두 강력해지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드셸 매니저는 “산불이 자연적으로 발생할 때는 대체로 연료, 건조한 환경, 발화재라는 3가지 조건이 모두 필요하다”며 “로스앤젤레스 화재와 같은 경우에는 이같은 조건이 모두 갖춰진 데다 돌풍이 불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퍼시픽 팰리세이드 일대에서 시작된 산불은 이날 현재까도 진압되지 않고 있다.

기상예보업체 ‘어큐웨더’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미국인들이 입은 피해 규모는 약 570억 달러(약 8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역사상 단일 재해 피해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

드셸 매니저는 “산불의 강도, 빈도, 지속시간 등 패턴은 기후변화 영향을 받아 계속 바뀌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산불이 태우는 면적은 약 3억5천만 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는데 기후변화와 토지전용 등 영향을 받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강력한 산불이 계속 발생하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많은 국가들은 이에 산불 억제와 진압에 노력을 보다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세계자원연구소(WRI)는 지난해 8월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산불 발생 빈도와 강도가 모두 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상실된 초목 가운데 33%는 산불로 불타 없어졌다. 2001년에는 해당 비중이 20%에 불과했다.

드셸 매니저는 “산불은 따뜻한 기후환경에서 그 강도를 키울 뿐만 아니라 막대한 이산화탄소도 배출한다”며 “이 때문에 기후변화가 심화되는 악순환이 가속화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때문에 산불을 억제하고 진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불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최근 몇 년 동안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세계 각국과 협력해 산불 통합 방지 체계 도입을 장려해왔다. 과거 발생한 산불 사례를 점검하고 산불 발생확률을 높이는 리스크를 줄이는 등 여러 체계적인 대응을 도왔다.

드셸 매니저는 “로스앤젤레스 화재 사태는 이같은 산불 방지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보여준다”며 “우리는 아무리 선진적인 진압체계를 가지고 있다 해도 저렇게까지 강력한 산불이 발생하면 진압하기 어렵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