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 마지막 해인 2025년에도 '더후'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이 사장은 2022년 12월 LG생활건강 수장에 오른 뒤 프리미엄 브랜드 ‘더후’ 리뉴얼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전념해왔다.
이러한 전략은 화장품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LG생활건강이 비교적 긍정적인 성과를 내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꾸준한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품질을 혁신하고 이를 통해 브랜드 자산 가치를 높이는 선순환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22일 LG생활건강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이 사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대표 브랜드 더후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하며 기술력을 앞세운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 체제에서 LG생활건강은 연구개발 투자 확대에 주력해온 것으로 관측된다. LG생활건강의 2023년 연구개발비는 16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올해 1~3분기에 연구개발비에 지출한 금액은 매출의 3.4%인데 이는 지난해 연구개발비 지출 비중인 3.5%와 비슷하다.
LG생활건강의 연구개발 확대 가운데 중요한 축은 브랜드 더후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성장 전환’을 경영 목표로 제시하며 미래를 위한 지속적 투자와 준비를 강조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의 중심에 ‘더후’를 두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실제 이 사장은 더후의 리뉴얼 작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더후는 LG생활건강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더후의 위상을 감안했을 때 제품 기술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핵심 요소일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의 제품인 만큼 제품력에 대한 고객들의 눈높이도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LG생활건강은 4월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해 ‘더후 비첩 자생 에센스 4세대’ 글로벌 론칭 행사를 개최했다. 당시 행사에서 “더후의 리브랜딩과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해 차별화된 효능과 경험 가치를 확대하고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의 이러한 전략은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 뷰티사업 부문은 3분기 매출 6506억 원, 영업이익 11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9%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42.8% 증가했다.
중국 실적 개선이 수익성 향상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LG생활건강은 3분기 중국에서 12.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해외 시장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 사장이 추진한 더후의 품질 향상 전략이 성공적인 결과에 한 몫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중국 시장에서 한 자리 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이후 지속된 중국 실적 하락세와 비교해 반등 흐름이 뚜렷하다.
직전 2개 분기 동안 주요 해외 시장 가운데 중국에서만 외형 성장을 이뤄낸 점은 이 사장의 더후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확대한 전략의 긍정적 성과로도 여겨진다.
이러한 성과는 브랜드 신뢰도도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 LG생활건강이 한국생산성본부가 발표한 2024년 국가고객만족도(NCSI)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9월4일 열린 인증식에 참석한 오상문 LG생활건강 뷰티 사업부장 전무(오른쪽). < LG생활건강 >
LG생활건강은 9월 한국생산성본부가 발표한 2024년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NCSI는 고객이 직접 경험한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 신뢰성,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치화한 지표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 더후의 자외선 차단제가 높은 점수를 받으며 고객만족도 1위의 성과를 이끈 것으로 파악됐다. 더후에 대한 고객 신뢰도가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이뤄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2025년에도 이 사장의 연구개발 집중 전략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LG생활건강은 11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두 명을 전무로 승진시켰다. 그 가운데 한 명인 강내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연구개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개발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LG생활건강의 전략적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강 신임 전무는 1971년생으로 영국 헐 대학에서 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15년 LG생활건강 리서치앤드이노베이션 연구소에 입사했다. 2023년 최고기술책임자로 임명됐으며 2024년 11월 전무로 승진했다.
강 신임 전무가 재직 중 발표된 연구개발 성과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로는 ‘더후 비첩 자생 에센스 4세대’ 출시가 꼽힌다. 해당 제품은 기술력과 차별화된 효능을 바탕으로 국내외 프리미엄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LG생활건강의 연구개발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이 사장은 LG생활건강 최초의 여성 대표이사 사장이다. 2023년 3월 대표이사에 공식적으로 취임해 3년 임기를 보장받았다. 2025년 임기 마지막 해를 앞두고 있는 만큼 향후 성과에 따라 이 사장의 연임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