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그룹 주요 계열사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했지만, HD현대일렉트릭 노사는 타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동조합 측이 호실적을 반영해 타 계열사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영기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로서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회사 인건비가 내년 고민 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호실적 HD현대일렉트릭 임단협 타결 난항, 조석·김영기 가파른 인건비 부담 커져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내정자 사장(오른쪽)이 아직 올해 노사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하며 난항을 겪고 있다. < HD현대 > 


9일 HD현대일렉트릭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들어 3분기 누적 인건비는 250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2% 증가했다.

전체 비용 가운데 인건비 비중은 12.5%에 그치나 인당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 회사의 직원 인당 평균급여는 2022년 8100만 원에서 2023년 1억1100만 원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지난 6일 HD현대일렉트릭 노조(현대일렉트릭지회)는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투표 결과, 최종 부결됐다. 

부결된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13만원(호봉승급분 3만5천원 포함) 인상 △격려금 470만 원 △성과금 지급 △설·추석 귀향비 20만원씩 인상 등이다.

앞서 타결된 HD현대그룹 조선3사(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의 조건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HD현대일렉트릭 노조들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

노사 양측은 올해 40여 차례 교섭을 가졌다. 노조는 최근 회사 실적 개선을 근거로 임금상승과 복지혜택 증대를 요구했다. 

회사는 연결기준으로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조5066억 원, 누적 영업이익 502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1.5%, 영업이익은 163.9%가 증가했다. 

회사의 3분기 말 수주 잔고액도 54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력기기 산업이 경기민감 업종임을 감안하면 조 부회장과 김 내정자가 인건비의 완만한 상승을 유도할 것이란게 업계 전문가들 관측이다.

특히 김 내정자는 올해 임단협 타결을 원만하게 이끌어내는 것이 리더십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그는 1966년 생으로 경희대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전력기기 연구소를 시작으로 제품개발, 영업, 생산 등을 두루 경험했다.
 
호실적 HD현대일렉트릭 임단협 타결 난항, 조석·김영기 가파른 인건비 부담 커져

▲ (왼쪽 두번째부터) 서상표 애틀랜타 총영사, 손창곤 HD현대일렉트릭 미국 생산법인장,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현 부회장) 등이 지난 7월26일 미국 앨라배마 HD현대일렉트릭 미국 생산법인의 변압기 전문 보관장 준공식에 참여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 HD현대일렉트릭 >


조 부회장은 2020년 현대일렉트릭(현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회사의 실적 개선과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행정고시(25회)를 합격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차관까지 지낸 관료 출신 전문경영인이자, 외부영입 인사로서 HD현대그룹에서 처음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인물이다.
 
회사 측은 지난 6일 1차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교섭이 빠르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조와 긴밀히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조 부회장 취임 이듬해인 2021년에도 임단협이 해를 넘겨 2022년 5월 타결한 적이 있다. 하지만 2022년은 그 해 12월, 2023년은 9월에 타결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