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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벤처 투자 '혹한기', 신약 개발 초기부터 종합적 사업계획 필요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4-11-06 1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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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벤처 투자 '혹한기', 신약 개발 초기부터 종합적 사업계획 필요
▲ 우정규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벤처캐피탈(VC)부문 바이오파트 이사가 6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주최로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강당에서 열린 프레스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신약개발 바이오기업들이 생존을 넘어 성장하려면 신약 개발 초기 단계부터 종합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구만으로도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성과를 낼 수 있지만 단계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거시적인 사업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정규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벤처캐탈(VC)부문 바이오파트 이사는 6일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강당에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주관으로 열린 프레스 세미나에서 ‘신약개발 죽음의 계곡 어떻게 건널까?’를 주제로 발표했다.

우 이사는 “현재 신약개발은 타깃을 설정하고 약물을 탐색하고 개발하는 과정으로 이뤄지는데 바이오기업 입장에서는 모든 과정에서 죽음의 계곡은 늘 갖고 있다”고 말했다.

죽음의 계곡은 기업의 실질가치가 희망 투자가치보다 낮아지는 시기를 말한다. 이 시기에 접어들면 기업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결국 자금난으로 생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뜻이다.

우 이사는 이런 죽음의 계곡을 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 초기 단계부터 의약품 출시나 기술수출 등을 고려한 관점을 바탕으로 개발 계획을 확립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좋은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도 중요한데 이는 회사 예산이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어느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 임상시험을 맡기고 임상시험 시료를 어디서 생산했는지 등 신약개발 초기 단계부터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 운명은 천천히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해 신약 개발에 대규모 예산이 작은 만큼 이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사업화로 나아가기 위한 종합적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내를 기준으로 독성시험과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비임상시험 등 임상 1상에 진입하기 이전 단계만 해도 20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상업화 이전 단계인 임상3상까지 진행하는데 비용은 국내 기준으로 1천억~3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세계적 제약사들이 블록버스터(연매출 10억 달러) 신약 1개를 개발하기 위해 평균 2조~3조 원을 쏟고 있어 국내 제약사들이 이를 뛰어넘기는 어렵다.

더구나 연구개발 비용도 2023년 기준으로 국내 상위 제약사 10곳의 연구개발비용을 모두 더한 규모는 1조9836억 원으로 이는 글로벌 제약사 순위 10위인 애브비의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 77억 달러(약 10조7708억 원)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런 자금 부족으로 인해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들은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벤처캐피탈 신규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제약·바이오 분야의 투자비율은 감소하고 있어서다.

벤처캐피탈에서 제약바이오 분야의 신규 투자 비율은 2020년 27.8%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1년 21.8%, 2022년 16.3%, 2023년 16.4%, 2024년 상반기 15.7%로 4년 전과 비교하면 12.1%포인트 후퇴했다.

물론 해외에서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제약바이오 분야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지만 이런 흐름이 국내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 이사는 "금리인하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글로벌 벤처의 제약바이오분야 투자는 1년 전보다 증가하고 있으며 투자자들 미팅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감지된다"면서도 "하지만 지정학적 위치를 비롯한 다른 요인들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국내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바라봤다.

우 이사는 벤처캐피탈 관점에서 제약바이오 기업 투자 판단요소로 △기술력 △주요인력 역량 △생동력 △생존력(회복탄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때 보는 요소로 시장에 5번째 이내에 의약품을 출시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개발 기술과 적기에 기술수출이나 상용화할 수 있는 능력, 주주나 투자자들과 소통 등을 꼽았다.
국내 바이오벤처 투자 '혹한기', 신약 개발 초기부터 종합적 사업계획 필요
▲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협회장이 6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센터에서 열린 프레스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외에도 이날 세미나에서는 약가정책과 산업육성 로드맵과 올해 주목을 받은 차세대 모달리티(약물 전달방법) 항체-약물접합체(ADC)와 표적단백질분해(TPD), 연합학습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활용법, M&A(인수합병) 성공사례 분석 및 한국기업에의 시사점,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K-제약바이오의 위기 혹은 기회 등을 주제로 한 발표가 진행됐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인공지능 융복합, 글로벌 진출 다변화 등 제약바이오산업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정부도 산업 육성 기조를 분명히 밝히고 있어 제약바이오산업은 우리나라 핵심 전략산업이자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투자 분위기도 나쁘고 선진국 대비 기술 경쟁력이 낮고 신약의 보험약가 정책이 산업 현실의 수용성과 미래예측성을 떨어뜨리고 있지만 산업계에서는 이를 잘 극복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제약바이오산업이 나아갈 길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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