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에서 ASML의 노광 장비 수령을 연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로이터는 18일 반도체 장비에 정통한 3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텍사스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 칩 제조 장비를 공급할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은 이 프로젝트의 주요 고객사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ASML 장비 반입을 미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공장에 ASML 반도체 장비 반입 미뤄"

▲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공장 현장 모습. <삼성전자>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올해 초 삼성전자에 인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아직 장비가 배송되지 않고 있다.

ASML은 DUV(심자외선), EUV(극자외선) 등 반도체 제조장비를 만드는 네덜란드 기업이다

ASML은 한 대에 3천억 원이 넘는 극자외선 장비를 한해에 40~50대 정도 생산하는데, 그동안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반도체 생산기업들은 한정된 장비를 하나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쟁탈전을 벌였다.

이 때문에 ASML은 반도체업계에서 ‘슈퍼을’로 불렸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에서 대형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EUV 장비 구입을 늦추는 등,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의 가동 시점을 기존 2025년에서 2026년으로 연기하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그룹 맥쿼리는 “신규 고객이 없으면 2026년 공장 가동 일정도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ASML은 최근 인공지능(AI)를 제외한 다른 반도체 시장의 약세와 고객사의 공장 건설 지연 등을 이유로, 2025년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악화가 한국에 있는 공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 3나노 공정의 낮은 생산 수율과 씨름하고 있다”며 “평택 파운드리 생산라인 투자도 연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