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HMGMA) 가동을 계기로 미국 빅3 자동차 업체중 하나인 포드를 제치고 미국 '톱3' 브랜드에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현대차 미국 법인이 지난 8월 공개한 HMGMA 전경. <현대차 미국 법인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다만 현대차그룹 미국 조지아주 전용 전기차공장(HMGMA,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이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어 그룹은 현지 전기차 점유율을 늘릴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그룹은 연간 30만 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HMGMA에서 현지 수요가 높은 하이브리드차도 함께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어, 내년 미국 자동차 판매량 '톱3'에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미국 자동차시장조사업체 켈리블루북(KBB)에 따르면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은 3분기 미국에서 전년 동기보다 3.7% 줄어든 2만9609대의 전기차를 팔아 8.5% 점유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59.7% 급증한 전기차 3만2095대를 판매한 제너럴모터스(GM)에 밀려 현지 전기차 판매 3위를 기록했다.
그룹은 2023년 점유율 7.9%를 기록하며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사상 첫 판매 2위에 오른 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자리를 유지했다.
미국 전체 3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하며 판매량(34만6309대)과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8.9%)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놓고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의 스테파니 발데즈 스트리티 이사는 "전기차 시장 성장은 현재 부분적으로는 인센티브와 할인에 의해 촉진되고 있지만, 더 저렴한 전기차가 시장에 진입하고 인프라가 개선됨에 따라 앞으로 전기차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올 3분기 GM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60% 가깝게 늘어난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에 출시된 쉐보레 이쿼녹스 EV와 블레이저 EV가 본격 판매됐기 때문이다.
현재 판매중인 이쿼녹스 EV 2LT 모델의 판매 시작가격은 4만3295달러(약 5900만 원)로 현대차 아이오닉5(4만1800달러)보다 200만 원 가량 비싸다. 연말에는 더 저렴한 3만4995달러 가격표가 붙은 이쿼녹스 EV 1LT 모델 계약을 시작한다.
쉐보레 측은 이쿼녹스 EV를 놓고 "315마일(약 507km) 이상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한 모델 중 가장 저렴한 전기차"라고 홍보해왔다.
블레이저 EV 역시 시작 가격이 4만4600달러로 현지 판매 전기차 중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두 차종은 3분기 합산 1만7770대가 팔려 GM 전체 전기차 판매실적의 55.4%를 책임졌다.
다만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전기차 판매량에선 현대차그룹이 9.5% 점유율로 테슬라에 이은 2위 자리를 유지했다. GM은 점유율 7.4%로 3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보급형 전기차인 기아 'EV3'와 대형 SUV 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9'을 미국 시장에 출시하며 현지 전기차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미국 자동차 업계에선 EV3 미국 출시 가격이 3만~3만5천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북미에서 생산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규정한 '북미 현지 조립' 요건을 갖추면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통해 실구매 가격이 미국 시판 전기차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2만2500~2만7500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작년 기준 라이트트럭(SUV+픽업트럭) 비중이 80%에 육박할 만큼 큰 차 인기가 높은 시장인 만큼 현대차의 첫 대형 전기차인 아이오닉9도 높은 수요를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출시된 동급의 기아 EV9은 올해 1~9월 미국에서 1만5970대가 팔리며 브랜드 전기차 판매실적을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초읽기에 들어간 현대차그룹 조지아주 전용 전기차공장(HMGMA,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본격 가동은 그룹이 테슬라에 이은 미국 전기차 판매 2위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HMGMA는 최근 현대차의 2025년형 아이오닉5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 회장은 애초 2025년으로 예정됐던 HMGMA 가동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중했다.
HMGMA의 공식 준공식은 내년 1분기로 예정됐지만, 초도 생산이 시작된 만큼 올 4분기 중 빠르게 가동률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미국에서 연방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급 받을 수 있는 차량도 지속 늘려갈 예정이다.
HMGMA는 미국 전기차 점유율뿐 아니라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 현대차그룹 현지 판매 확대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각각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에 하이브리드 차종 라인업 강화로 대응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발맞춰 현대차그룹은 전기차만 생산한다는 당초 계획을 수정하고, HMGMA에서도 하이브리드를 생산할 수 있도록 시설 투자를 결정했다.
올 하반기 현대차그룹의 전년 동월 대비 월간 미국 자동차 판매실적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투싼 하이브리드, 싼타페 하이브리드,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하이브리드 등 하이브리드 차량은 수시로 월간 최다 판매량을 새로 쓰며 쾌조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룹은 현재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35만6천 대, 기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 34만 대, 기아 멕시코 공장 40만 대 등 북중미 지역에서 연간 약 110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 중 기아 멕시코 공장을 제외한 2곳 공장의 가동률은 이미 100%를 넘어선 상황인 만큼, 연간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공장인 HMGMA에서 하이브리드차를 병행 생산하기로 한 결정은 곧바로 판매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에서 연간 165만2821대를 팔아 미국 '빅3' 자동차 업체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를 제치고 사상 처음 미국 자동차 판매 4위에 올랐다.
1위는 257만7662대를 판매한 GM, 2위는 224만8477대를 판 도요타그룹이 차지했다. 포드는 199만5912대로 현대차그룹보다 약 34만 대 앞선 3위를 기록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