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국채지수 편입에 기준금리 인하까지, 회사채 발행시장 순풍 분다

▲ 한국이 세계국채지수(WGGI)에 편입되면서 금리가 안정화됨에 따라 회사채 발행시장에 순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이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면서 시중금리가 하향 안정화 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회사채 발행시장에도 온기가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WGBI 편입에 따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고채에 외국인투자자 수급이 몰리며 금리가 하락하면 이를 기반으로 회사채 발행금리가 산정되는 만큼 자금조달 부담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9일 브리핑을 통해 “(WGBI 편입 효과로) 금리가 안정돼 국민과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 것이다”며 “대규모 추종 자금 유입으로 국채시장 기반이 확충돼 안정적 중장기 재정 운용이 가능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bp(bp=0.01%포인트) 내렸다. 38개월 만에 긴축을 마무리한 셈이다.

내수침체에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과 환율 불안정의 이유로 한은이 보수적 태도를 보였지만 WGBI 편입에 따라 환율 부담이 완화돼 기준금리 인하 부담을 한결 덜었다.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서려는 이유로는 은행들이 수익성과 자기자본비율 관리에 나서면서 기업대출을 조이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금융지주들이 주주환원을 강화하면서 12~13% 수준의 보통주자본비율을 지키기 위해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더욱이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수익성도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9월 대기업대출 잔액은 164조4254억 원으로 전월보다 2740억 원 늘었다. 매월 2조 원 이상 늘어나던 규모가 하반기들어 크게 감소한 것이다. 

9월 중소기업대출 잔액도 전월보다 2조429억 원 늘며 월마다 3조 원 수준 늘었던 것보다 증가폭이 줄고 있다.

현재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리가 하락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모습으로 읽힌다.

대신에프앤아이는 600억 원 모집에 6330억 원 주문을 받았다. 만기별로는 2년물 400억 원에 3800억 원, 3년물 200억 원에는 2530억 원이 몰렸다. 대신에프앤아이는 수요예측 흥행에 1200억 원까지 증액을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DGB금융지주도 신종자본증권 목표액 모집 성공했다. 신종자본증권(AA-) 1천억 원 모집에서 1060억 원 주문을 받았다. 이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8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14일 발행한다. 애초 2년물 1천억 원, 3년물 3천억 원으로 발행하려 했지만 수요 예측이 호조를 보이면서 2년물은 2천억 원, 3년물은 6천억 원으로 증액해 발행하기로 했다. 

상장리츠들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실탄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SK리츠는 9월25일 진행한 1천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서 6150억 원의 주문을 받았고 4일 1500억 원으로 증액해 회사채를 발행했다. 10월 추가 회사채 발행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채 발행과 별도로 WGBI 편입으로 보험사가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WGBI 추종하는 자금이 장기물 위주로 매수세가 들어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WGBI가 추종하는 자금이 유입된다면 30년 등 초장기물도 매수해야 한다”며 “보험사가 대부분의 ALM(자산부채관리) 목적으로 초장기물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장기채금리가 내린다면 수급적 측면에서 보험사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국채지수 편입에 기준금리 인하까지, 회사채 발행시장 순풍 분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세계국채지수 편입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WBGI는 블룸버그·바클레이즈 글로벌 종합지수, JP모건 신흥극 국채지수와 세계 3대 채권지수 가운데 하나로 세계 투자기관들이 국채 매입 때 고려하는 지수다. WGBI는 반기마다 채권 국가 분류를 검토해 국가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 국고채시장은 1년여 평가기간을 거친 뒤 2025년 11월 지수에 편입된다. 지수 내 한국비중은 2.22%로 영국(4.75%), 스페인(3.97%) 등에 이어 9번째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WGBI 추종자금은 2조5천억 달러로 원/달러환율을 1350원으로 가정하면 550억 달러(약 72조3천억 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WGBI는 잔존만기 7년 이상 채권 비중이 40.4%로 특히 장기채권 위주 10년 물 이상에 자금이 집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장기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시장 변동성을 안정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금리상승 압력을 완화하고 원/달러환율 급등을 제한해 금융시장 안정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