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시장이 200조 원 시대에 가까워지고 있다.

ETF는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부담을 낮출 수 있는 데다 최근에는 특정 산업과 해외 증시, 월배당 상품까지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머지 않은 ETF 200조 시대, 4분기 순자산 증가 재촉할 재료 이어진다

▲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시장이 연금시장 증대와 기업 밸류업 등 증시 부양책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연금시장의 증대, 기업 밸류업 등 정부의 증시 부양책 등도 높은 성장세에 힘을 실으면서 ETF 200조 원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올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9일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살펴보면 국내 ETF시장 순자산총액은 4일 기준 160조5715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6월 순자산이 100조 원을 넘어선 뒤 1년 3개월여 동안 60조 원이 더 유입됐다.

올해 ETF시장은 세계 증시가 급락했던 8월 ‘블랙먼데이’ 영향으로 살짝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등 해외 증시의 반등 추세와 10월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도입, 11월 밸류업지수 ETF 상장 등으로 4분기 시장 자금 유입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노후자산 투자에 ETF를 점점 더 많이 활용하는 추세를 볼 때 연금시장 성장과 함께 ETF시장도 고속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라며 “밸류업지수도 시장의 반응과 별도로 증시 자금 유입을 이끌면서 ETF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국내 ETF시장은 앞서 2002년 첫 상품이 출시된 뒤 2012년 1월 10조 원, 2019년 12월 50조 원, 2023년 6월 100조 원 규모로 커졌다. 

그리고 현재 추세를 볼 때 순자산 200조 원을 달성하는 데는 2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TF는 몇 년 사이 주식, 채권, 펀드 등과 더불어 투자시장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상품 수와 종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 유입이 늘자 세분화된 투자 수요를 잡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기준 국내 ETF시장에는 모두 898개 상품이 상장돼 있다. 주식형 상품이 638개(국내 355개, 해외 283개), 채권형 상품이 149개(국내 111개, 해외 38개), 원자재 투자 상품은 24개, 부동산 투자 상품 13개 등이다.

2023년 말(776개)과 비교해 전체 상장 종목이 122개 늘어났다.
 
머지 않은 ETF 200조 시대, 4분기 순자산 증가 재촉할 재료 이어진다

▲ 삼성자산운용은 인도 증시 대형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KODEX 인도Nifty50'의 순자산이 2024년 7월 5천억 원을 넘겼다. <삼성자산운용>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여전히 채권형, 미국 증시 관련 ETF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인도 등 신흥국 증시와 특정 산업군, 월배당 상품 등도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6개월로 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인도Nifty50’와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커버드콜2호’ 개인투자자 순매수 금액 순위 20위권에 들었다.

이밖에도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산업 관련 투자상품의 종류도 더욱 세분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국내 ETF시장은 급격하게 커진 외형에 걸맞는 질적성장 과제에 관한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ETF 상품 베끼기, 계열사 몰아주기 등에 관한 관리감독, 상장 심사 요건 등을 강화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들어 상장폐지된 ETF 수는 35개로 집계됐다. 2023년 연간 상장폐지 종목(14개)의 2배가 훌쩍 넘는다.

순자산이 50억 원 미만에 최근 3개월 평균 거래량이 1천 주를 밑도는 ETF도 28개다.

현재 국내 ETF시장은 삼성자산운용 순자산이 61조7581억 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58조2118억 원으로 양강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투자신탁운용 순자산이 11조5003억 원으로 KB자산운용(12조1660억 원)을 계속 바짝 뒤쫓고 있다.

중위권에서는 신한자산운용이 4조86711억 원으로 앞서가고 키움투자자산운용이 3조7745억 원, 한화자산운용이 3조4244억 원, NH아문디자산운용은 1조8620억 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