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이 유상증자를 통해 동양생명의 자본건전성의 확보를 추진한다.

구 사장은 그동안 동양생명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저축성보험과 관련된 리스크관리에도 나서며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한서, 안방보험 지원받아 동양생명 6천억 증자 추진  
▲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이 6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최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이른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여부와 함께 구체적인 방안과 절차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에 따른 신지급여력비율(RBC)제도 도입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천억 원의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동양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317.6%로 2분기보다 63.3%포인트 오를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재무건전성 기준 강화에 따른 감소를 고려해도 올해 말에 동양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290% 정도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전체 보험회사들의 지급여력비율 평균이 6월 말 기준으로 288%인 점을 감안하면 적정 수준의 지급여력비율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구 사장은 올해 저축성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해 동양생명의 몸집을 키웠다. 동양생명은 6월 기준으로 자산규모 25조3694억 원인데 지난해 말보다 2조7985억 원가량 늘었다.

저축성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보다 만기 이후 내주는 보험금이 많은 상품이다. 따라서 저금리기조가 지속되고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보장성보험보다 역마진이 발생할 가능성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구 사장은 저축성보험부문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은 11월부터 저축성보험의 최저보증이율을 업계 최고수준인 2.38%에서 업계 평균수준인 2.1%로 낮췄다. 또 추가납입 한도를 기본보험료 총액의 200%에서 100%로 하향조정했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저축성보험에서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고 상품 포트폴리오에서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늘리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본다.

동양생명은 9월에 산모보험과 어린이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새로 내놓았는데 가입조건을 기존 다른 보장성보험보다 크게 완화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줄려는 의도보다 저금리에 대응해 최저보증이율을 낮춘 것”이라며 “보장성보험 판매도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0% 가까이 늘어나는 등 꾸준히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투자를 통해 자산운용수익률을 관리하겠다는 전략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동양생명은 최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저축성보험으로 얻은 수익을 대부분 중국 회사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국 경제위기와 중국정부 주도의 개혁에 따라 채권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양생명은 중국투자를 통해 자산운용수익률을 유지해왔다”며 “안방보험이 글로벌 각지에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도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