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때문에 이용자가 감소하고 있는 자동입출금기기를 줄이고 있다.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의 자동입출금기기(ATM) 수는 8만6802대로 집계됐다. 2014년보다 472대 줄었는데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은행 자동입출금기 줄여, 기기 당 100만 원씩 손해 때문  
▲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의 자동입출금기기(ATM) 수는 8만6802대로 집계됐다.<뉴시스>
전국에 설치된 자동입출금기기 수는 1992년 61대에 불과했지만 2000년 1만 대를 넘어선 뒤 2012년 8만 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이 발달해 이용자 수가 줄어들면서 유지∙수리비에 부담을 느낀 은행들이 자동입출금기기 수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기기 당 한해에 100만 원 넘게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자동입출금기기 수수료는 해외와 비교해 워낙 낮은 데다 주요고객은 거의 면제라 번화가가 아니면 기기 유지비도 나오지 않는다”며 “대다수 은행들은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별로 자동입출금기기 현황을 올해 6월 기준으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 8930대, NH농협은행 7125대, 신한은행 6818대, 우리은행 6650대, KEB하나은행 4798대 등이다. 각 은행들은 2014년과 비교하면 200~600여 대씩 줄였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을 비롯한 대다수 시중은행 등은 올해 상반기에 자동입출금기기 수수료를 100~200원씩 올렸지만 여전히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캐시백서비스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자동입출금기기 이용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캐시백서비스는 편의점에서 물건을 산 뒤 카드로 결제하면서 현금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최근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금융서비스에 집중하면서 점포 수도 점차 줄이고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은행들이 고객 편의차원에서 배치하던 자동입출금기기 수는 앞으로 더욱 빠르게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