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정책과 관련해 여러 국내외 변수에 직면하고 있어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는 외신 논평이 나왔다. |
[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정책을 두고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였다는 논평이 나왔다. 내수 경기 악화에도 금리 인하를 추진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의 긴축 통화정책과 중국의 금리 인하, 미국의 기준금리 불확실성도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결정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30일 포브스에 “
이창용 총재는 한국 가계대출 증가와 출산율 하락, 물가 상승에 이어 시간적 제약을 새로운 문제로 맞이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 총재가 기준금리 정책에 제한된 선택지를 안고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에 따른 영향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윌리엄 페섹은 이 총재가 2021년 취임 뒤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르고 과감하게 긴축 통화정책을 실시하며 한국의 인플레이션 방어에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가계대출 급증이 큰 문제로 자리잡게 되면서 금리 인하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한국이 일본과 중국의 금리 정책에 큰 영향을 받아 ‘샌드위치 신세’에 놓였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일본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긴축 통화정책에 속도를 내는 반면 중국은 경기 침체에 대응해 금리를 인하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한국은행이 쉽사리 기준금리 인하를 실시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윌리엄 페섹은 각국의 금리 정책이 엇갈리며 글로벌 시장 상황에도 불확실성이 퍼지고 있어 이 총재가 갈수록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한국 정부가 재벌 개혁을 비롯한 경제구조 개편에 장기간 거의 성과를 내지 못 했다는 점도 이 총재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된 배경으로 지목됐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에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출산률 하락과 고령화, 소득 불평등과 지역경제 불균형 등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윌리엄 페섹은 한국이 이러한 여러 약점에 대응할 만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며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에도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 15년 동안 경제 구조를 바꿔낼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모두 놓치고 말았다”며 이러한 실책이 결국 이 총재의 어깨에 무거운 짐으로 남게 됐다고 바라봤다.
윌리엄 페섹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전문 칼럼니스트로 포브스와 블룸버그, 배런스 등 주요 외신에 주요 경제 및 정치 사안과 관련한 칼럼을 기고하며 활동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