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크셔해서웨이의 애플 지분 대규모 매각은 워런 버핏 회장의 생애 최고 투자성과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
[비즈니스포스트] 워런 버핏 회장의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애플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한 것은 현명한 판단으로 볼 수 있다는 경제전문지 포천의 평가가 나왔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이미 애플 주가 상승으로 상당한 차익을 거둔 데다 기업가치가 고평가 구간에 진입한 시점에서 지분을 대거 정리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포천은 11일(현지시각) “버크셔해서웨이의 갑작스런 대규모 주식 매각으로 애플 주식에 투자심리가 약화하고 있다”며 “이런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라고 보도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최근 공개한 자료에서 상반기에만 애플 주식 5억1천만 주를 매도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애플 지분 가운데 약 56%를 들어낸 셈이다.
포천은 이러한 주식 매도가 워런 버핏의 성공적 투자 전략을 다시금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애플 지분을 매수한 뒤 팔아 차익을 실현한 타이밍이 모두 훌륭했다는 것이다.
애플 주식은 한때 버크셔해서웨이 전체 주식자산 가치의 약 41%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버핏 회장은 최근 연례 주주총회에서 애플이 코카콜라 또는 아메리카익스프레스 등 다른 대표적 장기 투자 종목보다 더 나은 선택이었다고 말하며 투자 성과를 자신했다.
그러나 이제는 애플 주식을 매도하고 현금을 확보해 다른 투자 대상을 찾는 일이 필요해진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포천은 “버크셔해서웨이는 애플 지분을 매각해 벌어들인 돈으로 수 년 전의 애플과 같이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고 바라봤다.
버핏 회장이 애플 주식 매도를 결정한 배경은 주가 고평가로 꼽힌다.
포천은 버크셔해서웨이가 애플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이기 시작할 때 애플 주가수익률(PE)은 16배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주식 매각이 본격화됐을 때는 32배로 두 배 수준에 이른다.
애플은 지난 수 년 동안 아이폰 등 주력상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왔다. 주가도 이에 맞춰 빠르게 상승했다.
그러나 이전과 같은 성장 속도를 되찾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만큼 기업가치가 고평가돼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버핏 회장의 주식 매각 결정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
포천은 “워런 버핏의 애플 주식 매각보다 우수한 ‘고점 매도’ 사례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를 “그의 생애 역사상 가장 성공적 투자”로 볼 수도 있다는 평가를 전했다.
다만 버크셔해서웨이가 들고 있는 지분은 여전히 상당한 규모인 만큼 버핏 회장이 애플 주식의 중장기 상승 전망에 완전히 부정적으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