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과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삼부건설공업 인수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부건설공업은 삼부토건의 알짜 자회사로 꼽히며 내진설계를 강화하려는 정책의 도입으로 실적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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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건 동양 사장(왼쪽), 현상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이사. |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19일 마무리된 삼부건설공업 예비입찰에는 모두 9개 기업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동양과 키스톤PE도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동양과 키스톤PE가 그동안 삼부건설공업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본입찰에도 두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부건설공업은 올해 3번이나 매각이 추진됐는데 두번은 단독매각을 추진했고 나머지 한번은 모회사인 삼부토건과 함께 패키지매각이 추진됐다.
동양과 키스톤PE는 단독매각이 진행될 때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법원이 정한 최저가격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해 실패했다.
하지만 법원이 최근 삼부건설공업의 재매각을 추진하며 기존보다 최저입찰가격을 50억 원가량 낮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동양과 키스톤PE가 삼부건설공업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삼부건설공업이 건설자재기업으로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부건설공업은 1972년에 콘크리트파일 등 건설자재를 제조·판매하는 기업으로 설립됐는데 1999년부터 2015년까지 꾸준히 흑자를 낸 알짜기업이다.
삼부건설공업은 특히 고강도콘크리트파일(PHC)을 생산하고 있어 앞으로 실적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고강도콘크리트파일은 지반의 지지력을 높여 건축물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되는 건축자재다.
정부는 최근 경주에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내진설계를 강화하려는 법안을 도입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내진설계의 핵심자재로 꼽히는 고강도콘크리트파일의 수요가 늘어나 삼부건설공업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삼부건설공업은 콘크리트파일 제조기업 가운데 대림C&S, 동양파일, 아이에스동서의 뒤를 이어 시장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부건설공업은 지난해 매출 668억 원, 영업이익 150억 원을 냈다.
동양은 삼부건설공업 인수를 통해 건설자재 사업부와 시너지를 창출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양은 애초 2013년에 동양파일을 설립해 콘크리트파일사업을 벌였으나 2014년 말 그룹의 회생계획안에 따라 한림건설과 케이에이치디에 동양파일을 매각했다.
이번에 삼부건설공업을 인수해 다시 콘크리트파일사업에 뛰어들면 레미콘 등 건설자재부문에서 시너지를 다시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모펀드인 키스톤PE의 인수전 참여도 주목된다. 키스톤PE는 올해 상반기 인수합병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동부건설 인수전에서 승리하며 건설사업에 진출했다.
키스톤PE는 삼부건설공업을 인수할 경우 건설자재 제조-건축물 시공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수 있어 사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키스톤PE는 최근 플랜트자재기업인 영화엔지니어링의 본입찰에도 뛰어들며 동부건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합병하는데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키스톤PE는 11월에 매각이 재추진되는 현대시멘트 인수전에도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