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제22대 국회가 원 구성부터 난항을 겪으면서 연금개혁 논의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양상을 보인다.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안 도출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정치권은 22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연금개혁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상임위원회 구성부터 진통을 겪고 있어 연금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은 더욱 요원한 상황이다.
 
22대 국회 열자마자 여야 갈등 분출, 연금개혁 '최우선 처리'는 뒷전으로

▲ 제22대 국회 개원에도 상임위원회 구성을 놓고 여야 갈등이 격화되면서 원 구성이 지연되고 있다. 연금개혁을 논의할 연금개혁 특별위원회도 구성이 불툽명한 상황이다. 사진은 국회 의사당의 모습. <연합뉴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여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등 상임위원회의 위원장 자리를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위원장이 선출되지 않은 상임위원회 7곳을 두고 합의를 보지 못하면 국회법에 따라 원 구성을 마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늦어도 다음 주까지 국민의힘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국회법에 따라 원 구성을 마무리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위원회의에서 원 구성과 관련해 “국회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님께서 결단해 주시기를 요청한다”며 “기회를 줬는데도 거부하는 것을 마냥 기다려 줄 수는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회법으로 정해진 상임위원회를 구성하는 일부터 여야 사이 갈등이 격화한 상황을 고려하면 국회 내 협의를 통해 마련되는 특별위원회 구성은 더욱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원내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연금개혁 논의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현재 상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국회법상 상임위원회를 대신해 당내 자체적으로 15개 특별위원회를 발족해 더불어민주당에 대응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마련한 자체 특별위원회 가운데는 연금개혁 특별위원회도 있다. 위원장은 박수영 의원이 맡았다.

국민의힘 연금개혁 특별위원회는 10일에는 1차 회의를 열어 공정언론 특별위원회와 함께 국민의힘 내 특별위원회 가운데 가장 먼저 활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청년 세대와 노인 세대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연금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관계 기관 등과 논의를 거쳐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밖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제22대 국회 1호 발의 법안으로 국민연금에서 출산크레딧 제도의 혜택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의원들의 관련 입법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제22대 국회 개원 이후 현재까지 여야의 대치 상황을 보면 국회 내에서의 연금개혁 논의는 또다시 첫 단추로 돌아가는 모양새인 셈이다.

현재로서는 22대 첫 정기국회 전까지 국회 연금특위 구성이 이뤄질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연금특위가 구성된다 하더라도 실제 연금개혁안이 나오기는 더욱 험난해 보인다.

제21대 국회에서는 하반기인 2022년 7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7곳, 11곳으로 위원장을 나누기로 하면서 연금특위 위원장이 국민의힘에 배분했다. 이후 국회 연금특위는 2년 가까이 개혁안 마련을 위한 활동을 이어갔다.

연금특위 활동의 결과 제21대 국회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모수개혁과 관련해 여야 사이 이견이 좁혀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인 합의안을 받겠다며 모수개혁이라도 먼저 추진하자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구조개혁도 동시에 해야 한다며 모수개혁을 먼저 추진하는 방법에 반대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월26일 “급조한 수치 조정만 끝나면 연금개혁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정쟁과 시간에 쫓긴 어설픈 개혁보다 제22대 국회 첫 번째 정기국회에서 연금개혁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 구조개혁과 관련해 여야 사이 의견 일치에 접근한 안이 없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동시에 추진하자는데 합의해도 구체적 내용 마련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숫자만 합의하는 모수개혁을 놓고도 2년 남짓한 기간에 합의를 보지 못했는데 구조개혁은 다양한 방법을 놓고 논의가 진행되는 만큼 논의의 내용이 복잡하고 변수도 많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연금개혁은 제22대 국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민생현안 중 하나”라며 “모수개혁은 필요하다 합의됐으니 처리하자”며 기존의 태도를 재확인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