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에코플랜트가 중앙아시아에서 리튬 광구 개발사업에 나선다.

SK에코플랜트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통해 핵심 광물자원 순환경제를 구축하고 있다. 향후 리튬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하면 사업 포트폴리오를 탄탄히 하면서 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 리튬 개발사업 만지작, 2차전지 공급망으로 기업가치 올린다

▲ SK에코플랜트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주도하는 카자흐스탄 리튬 광구 개발에 협력한다.


11일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이 주도하는 카자흐스탄 리튬 광구 개발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국책연구기관인 지질연이 전면에 나서 현지 지질 탐사와 리튬 개발 등 핵심 광물 공급망을 확보하고 SK에코플랜트가 뒷받침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질연은 3월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핵심광물 국제포럼에서 카자흐스탄 현지 리튬 광구 탐사에서 고순도의 리튬 광물자원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허철호 지질연 광물자원연구본부장은 "이 지역은 과거 탄탈륨을 채굴하던 지역인데 탄탈륨은 리튬, 세슘과 같이 나온다”라며 “카자흐스탄 인베스트먼트 자료에 따르면 지역 매장 자원이 21조 원 규모고 광석을 채굴하고 남은 찌꺼기도 19조 원 규모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모 기업과 기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해 자료를 공유하고 있다”라며 “광구가 유망하다고 판단되면 합작사를 만들어 본격 개발에 나서겠다”라고 덧붙였다.

4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에 따르면 카나트 샤를라파예프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 장관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SK에코플랜트와 리튬 광구 개발 사업과 관련해 온라인으로 논의했다.

회의에서 지질연과 SK에코플랜트는 공동 지질 탐사, 리튬 생산, 탄산리튬 및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 건설 등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 리튬 개발사업 만지작, 2차전지 공급망으로 기업가치 올린다

▲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가 4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리튬 광구 사업과 관련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sk에코플랜트와 온라인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


이를 놓고 리튬 광구의 품질과 경제성 등이 확인된다면 카자흐스탄 정부와 협력 정도에 따라 국내기업이 리튬 개발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단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만약 SK에코플랜트가 카자흐스탄 리튬 광구 개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면 광석 원료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SK에코플랜트는 그동안 페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통해 리튬 관련 기술 역량을 키워왔다. 리튬은 배터리 양극재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 가운데 하나로 특히 산화물 형태로 바꾼 수산화리튬은 배터리 품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SK에코플랜트는 2023년 11월14일 대전 유성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제지질자원인재개발센터에서 열린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 선포식’ 열고 이차전지 재활용 기술 개발 성과 및 활용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SK에코플랜트는 폐배터리 재활용 처리 전반에 걸친 핵심 4대 기술 내재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핵심 4대 기술은 니켈 및 코발트 회수 기술, 고성능 용매 추출 기술, 고속 안전 방전 기술과 리튬 회수 기술이었다.

SK에코플랜트는 폐배터리 용매 추출 과정에서 추출제와 공정 최적화를 연구해 공정을 최소화하면서도 회수율은 극대화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특히 리튬 회수율은 90%를 달성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건식방식이 아닌 용매추출 공정을 최적화해 회수율을 높이는 방식을 적용하고 회수된 리튬을 배터리에 사용하는 수산화리튬으로 곧장 생산하는 기술까지 연계했다.

기술 확보를 통해 SK에코플랜트는 폐배터리에서 회수한 핵심 광물들을 다시 배터리 제조에 투입하는 재활용 가치사슬 기반을 갖췄다. SK에코플랜트는 경북 경주시 강동면 일원에 내년까지 국내 첫 이차전지 재활용 공장을 준공해 상용화를 시작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SK에코플랜트 리튬 개발사업 만지작, 2차전지 공급망으로 기업가치 올린다

▲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2023년 11월14일 대전 유성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제지질자원인재개발센터에서 열린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 선포식에서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SK에코플랜트 >


SK에코플랜트가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스타트업 ‘어센드엘리먼츠’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을 놓고 자체적으로 확보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력이 이제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어센드엘리먼츠의 기업가치는 현재 약 2조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SK에코플랜트가 실제로 현재 보유한 지분 13%를 팔게 된다면 약 26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가 리튬 사업을 확대하게 된다면 앞으로 진행할 기업공개(IPO)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기업공개 흥행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그룹 차원에서 리튬 등 2차전지 핵심소재 공급망 강화에 나서면서 성장성에 큰 변화가 없음에도 기업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홀딩스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소금호수를 바탕으로 한 염수리튬 생산에 나섰고 올해 4월에는 국내기업 최초로 광석 원료를 기반으로 한 수산화리튬 출하에 성공했다. 포스코HY클린메탈의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에서는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뽑아낸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9일 “지난해에는 2차전지 부문의 성과가 미미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다가 다시 조정받았다”라며 “올해는 2차전지 부문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주가 재평가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올해 2분기에는 2만5천 톤 규모의 포스코아르헨티나 염수리튬 1단계, 4만3천 톤에 이르는 포스코필바라리늄솔루션 1단계가 완공된다”며 “계획이 현실이 되는 시간이 임박했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에코프로그룹의 자회사인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역시 리튬사업 가치를 높이 평가받은 사례다.

에코프로그룹의 수산화·탄산 리튬 생산 기업인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2023년 6월30일 361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과정에서 리튬 생산 능력 하나만으로 3조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았다.

다만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번 사업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주도해서 하는 것으로 SK에코플랜트는 핵심 광물 관련 협력 논의를 하는 정도다"며 "리튬 사업 분야 확대로까지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