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내증시가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됐다.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정책을 지속하고 있지만 미국 대통령선거와 상장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 등 국내외적 변수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10월 국내증시, 미국 대선 판세 눈치보기 장세 펼쳐질 듯  
▲ 코스피 지수가 4일 직전거래일보다 11.23포인트(0.55%) 오른 2054.86으로 거래를 마친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전광판 앞에서 통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4일 “통화정책에 대한 안도와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가 남아있는 데다 기존의 불확실성도 완화돼 증시가 추가적으로 오를 수 있다"며 "하지만 미국 대선과 석유가격, IT업종의 실적에 대한 우려 등이 상승폭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10월에도 재정정책을 확장해 경기를 부양하려 할 것"이라며 "이는 소재와 산업재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양쪽 모두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글로벌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일본은행(BoJ)이 새로운 방식의 통화완화정책을 도입한 점도 10월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로 꼽혔다.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가 비슷한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는 점은 10월 증시의 상승폭을 제한할 변수로 꼽혔다.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보호무역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과 미국 자유무역협정(FTA)을 재검토하고 한국에 방위비 100%를 분담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미국 대선은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와 맞물려 진행되며 국내 수출주의 주가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며 “대선 결과가 나오는 11월 초까지 국내 증시의 상승탄력을 가로막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도이체방크가 미국 법무부로부터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벌금 140만 달러의 제재를 받게 되면서 유럽발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한 불안도 확산되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법무부가 도이체방크에 대한 벌금을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사태 추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바클레이즈 등 다른 유럽 은행들도 벌금 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여 시장의 우려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상장기업들이 삼성전자(7일)를 시작으로 3분기 실적을 줄줄이 발표하는데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의 강세가 주춤하면서 IT업종 전반의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IT업종의 시장 주도력이 약화되는 것을 피할 수 없어 10월 국내 증시의 주가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백찬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사태로 주춤한 IT업종을 제외하더라도 상장기업들의 3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 증시의 70%를 차지한 제조업 주가가 앞으로 국내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10월 코스피 지수는 1965~215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4일 직전거래일보다 11.23포인트(0.55%) 오른 2054.86으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도이체방크의 벌금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시가 상승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투자자는 1816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는 900억 원, 개인투자자는 895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직전거래일보다 4.67포인트(0.69%) 상승한 685.8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최근 크게 떨어졌는데 주식을 저가에 사려는 외국인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상승으로 전환했다.

코스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787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는 242억 원, 개인투자자는 539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순매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