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쩡위췬 CATL 회장이 26일 홍콩 서구룡 지구에서 열린 ‘하나의 지구’ 정상회담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 CATL > |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배터리 1위 업체인 중국 CATL 회장이 이른 시일에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될 가능성은 낮다며 여전히 많은 기술적 난제가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CATL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앞서나가고 있지만 당분간은 반고체 배터리 및 나트륨(소듐) 배터리 상용화에 집중할 것이라는 계획도 제시됐다.
쩡위췬 CATL 회장은 2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로 기술 전환에 적극 찬성하고 있지만 상용화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구성 요소인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제품이다.
이론상 액체 전해질 배터리와 비교해 주행거리를 크게 늘리고 화재 위험은 낮출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리며 각광받고 있다.
일본 토요타가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삼성SDI가 이미 샘플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쩡위친 회장은 CATL이 지난 10년 동안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한 기술 연구를 진행해 왔다며 상용화에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른 시일에 상용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일반적인 환경에서 고체 전해질 내부의 리튬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하기 어렵고 전고체 배터리의 내구성도 여전히 액체 전해질 기반 배터리보다 낮다는 점을 기술적 난제로 꼽았다.
쩡위친 회장은 이를 고려해 CATL이 전해질을 고체와 액체 사이 상태인 젤 등의 반고체 물질로 구성한 응축(condensed) 배터리와 나트륨이온 배터리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CATL은 이미 두 종류의 배터리 시제품을 내놓고 상용화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가 이른 시일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이러한 기술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CATL은 반고체 소재 배터리가 기존 액체 전해질 배터리와 비교해 주행거리를 2배가량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쩡위친 회장은 중국의 ‘배터리 왕’으로 불리는 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며 그의 주장이 과학적 근거를 두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