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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공장을 키친으로 부르는 하림, 김홍국 종합식품기업으로 가고 싶다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4-03-22 15: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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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공장을 키친으로 부르는 하림,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321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홍국</a> 종합식품기업으로 가고 싶다
▲ 사람들은 하림하면 흔히 닭을 먼저 떠올리지만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하림을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우는 꿈을 꾸고 있다. 전북 익산 하림 본사 앞 조형물.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신선한 식재료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고 최고의 맛이 아니면 출시하지 않겠습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가지고 있는 철학이자 하림의 식품 철학이다.

사람들은 하림하면 흔히 닭을 먼저 떠올리지만 김 회장은 하림을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꿈을 꾸고 있다.

21일 전북 익산에 위치한 하림산업 ‘퍼스트키친’과 하림 익산공장을 방문해 봤다.

하림산업은 식품공장을 퍼스트키친으로 부른다. 최근 가정 주방이 조리 공간보다는 식사 공간으로 바뀌면서 하림이 조리를 담당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퍼스트키친에서는 즉석밥부터 라면, 만두, 육수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든다.

퍼스트키친 곳곳에서 김 회장이 종합식품기업이라는 꿈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더미식 장인라면’은 김 회장이 아토피가 심한 막내딸을 위해 개발한 제품으로 유명하다.

막내딸이 라면을 먹으면 아토피가 더 심해지자 딸을 위해 개발했던 소스를 활용해 내놓은 것이 더미식 장인라면이다.

라면에 대한 김 회장의 고민은 독자적인 기술로까지 이어졌다. 하림은 스팀으로 익힌 면을 건조시킬 때 ‘Z노즐공법’을 사용한다.

다른 기업들은 보통 위쪽에서만 뜨거운 바람을 쪼여 면을 건조한다.

하지만 하림은 위쪽와 옆쪽에서까지 최대한 면에 밀착시켜 바람을 쪼여가며 면을 말린다. 하림만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라고 한다.

하림 관계자는 “Z노즐공법을 사용하면 면이 균일하게 건조되기 때문에 면이 잘 불지 않고 쫄깃한 식감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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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림은 즉석밥을 만들 때도 경쟁사들과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물과 쌀만으로 즉석밥을 만드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하림은 즉석밥을 만들 때도 경쟁사들과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물과 쌀만으로 즉석밥을 만드는 것이다.

하림에 따르면 보통 즉석밥을 만들 때는 0.1%~0.3% 첨가물이 들어간다. 유통기한을 길게 가져가지 위해서다. 물론 몸에 전혀 해롭지 않다.

김 회장은 가정에서 먹는 밥 그대로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

하림 관계자는 “가족들에게 밥을 해줄 때 첨가물을 넣지는 않잖아요”라며 웃었다.

하림 즉석밥에는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음에도 유통기한이 오히려 경쟁사보다 길다고 한다. 비밀은 ‘나사 클래스100’ 기준을 충족한 클린룸에 있다.

하림은 즉석밥을 만들 때 쌀을 용기에 담에 물을 붓는 과정에서부터 비닐을 덮는 실링 과정까지를 클린룸에서 진행한다.

하림에 따르면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 5m 반경에는 부유물 300만 개 이상이 있다. 하지만 클린룸에서는 부유물이 100개 이하로 관리된다. 이런 환경 때문에 첨가물을 넣지 않더라도 유통기한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공장에서는 전자레인지에서 갓 돌린 경쟁사들과 하림의 즉석밥을 만나볼 수 있었다. 맛을 보지 않아도 세 회사의 즉석밥은 모양부터 차이가 있었다.

즉석밥은 보통 윗 부분이 평평하게 눌려있다. 하지만 하림 즉석밥은 밥알이 눌리지 않고 모양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쌀을 즉석밥 용기에 담을 때 보통은 프레스기로 눌러 담지만 하림은 좌우진동을 이용해 쌀을 평평하게 만든다. 밥알이 살아있어야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퍼스트키친에서는 하림이 가진 ‘닭’이라는 무기도 활용되고 있다.

하림에서 만드는 국물제품에 들어가는 육수에는 닭뼈가 사용된다. 닭뼈는 퍼스트키친에서 9km 떨어진 하림 익산공장에서 공급된다. 하림에서 내놓는 삼계탕은 도계 후 24시간이 지나기 전에 만들어진다. 하림 익산공장과 퍼스트키친이 가깝게 붙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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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1400억 원을 투자해 퍼스트키친에 온라인 물류센터를 만들고 있다. 각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은 컨베이어 벨트(붉은색 부분)를 통해 온라인 물류센터로 모인다. 고객이 주문한 실온제품, 냉장제품, 냉동제품 등이 온라인 물류센터에서 합포장돼 배송지로 출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 회장은 늘 신선함을 강조한다. 하지만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기까지 수많은 유통 과정을 거치면서 신선함이 점차 떨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고민 끝에 김 회장은 1400억 원을 투자해 퍼스트키친에 온라인 물류센터를 만들고 있다. 온라인 물류센터는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각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온라인 물류센터로 모인다. 고객이 주문한 실온제품, 냉장제품, 냉동제품 등이 온라인 물류센터에서 합포장돼 배송지로 출발한다. 배송단계를 줄여 신선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함이다.

김 회장이 종합식품기업의 꿈을 키우고 있지만 지금의 하림을 만든 것은 누가 뭐라해도 ‘닭고기’사업이다.

김 회장은 하림 익산공장을 통해 좋은 품질의 닭을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익산공장에서는 도계 전 가스스터닝 방식을 사용한다. 보통 도계장에서는 전기충격 방식을 사용하지만 하림은 이산화탄소로 닭을 재운다. 동물복지의 하나다.

동물복지를 위해서만 가스스터닝 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전기충격 방식을 사용하면 모세혈관이 터져 혈액을 깨끗하게 빼내기 힘들다. 하지만 가스스터닝 방식을 사용하면 혈액을 완전히 빼낼 수 있어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림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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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고기 시장에서 하림계열사 시장점유율은 30% 정도다. 발골 전 생닭(왼쪽)과 발골 후 부분육. <비즈니스포스트>
도계 후 닭을 얼음물이 아닌 찬바람으로 식히는 것도 하림이 고집하는 방식이다. 7km 레일을 200분 동안 돌며 물먹지 않은 2℃ 닭고기가 만들어진다.

도계 후 X레이를 통해서는 혹시 문제가 있는 닭이 있는지를 체크한다. 화면에는 닭을 키운 농장과 농장주 이름이 표시돼 있었다. 품질 좋은 닭을 공급하는 농장주에게는 인센티브도 제공된다고 한다.

소비자들은 닭고기 시장에서 하림이 독점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닭고기 시장에서 하림계열사 시장점유율은 30% 정도다.

하림 관계자는 “독점 시장은 오히려 좋지 않죠”라며 “신선한 식재료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는 철학으로 늘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제품을 공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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