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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5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9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롯데그룹이 큰 고비를 넘겼다.
롯데그룹은 ‘오너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신 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원리더'로서 위상 굳히기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2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우선 그룹 지배구조 개선작업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지난해부터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순환출자고리 해소, 경영 투명성 높이기 등을 야심차게 추진해 왔는데 검찰수사가 시작된 올해 6월 이후 사실상 ‘올스톱’됐다.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과 검찰수사를 거치면서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는데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이를 해소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롯데그룹의 지분은 낮추면서 한국 롯데를 독립적인 구조로 운영하기 위한 시발점”이라며 “호텔롯데 상장 성공 여부가 앞으로 한일 롯데에서 신 회장의 입지를 다지는 데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면 그동안 롯데그룹이 구상해온 지주사 체제로 전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와 글로벌화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의 와중에서도 미국의 석유화학업체 엑시올 인수에 나서는 등 과감한 인수합병 시도를 멈추지 않았는데 검찰수사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롯데그룹의 성장엔진은 사실상 꺼져버렸다.
그룹 각 부문이 활력을 잃은 만큼 성장 정상화와 투자 활성화도 풀어야할 숙제다.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0.1%와 -15.4%를 기록하며 뒷걸음질쳤다.
롯데그룹은 내년도 투자계획도 세우지 못했는데 신 회장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했던 탓이 크다. 하지만 신 회장이 구속을 피하면서 롯데그룹의 투자도 활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해마다 7조 원가량을 투자해 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100일이 넘는 검찰 수사로 롯데그룹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며 “신 회장이 모든 것을 걸고 공격경영을 펼쳐 롯데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바닥으로 떨어진 롯데그룹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측근들에게 ‘해법’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과 검찰수사를 받으며 기업이미지가 많이 나빠진 게 사실이다. 롯데 정책본부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사회적 이미지 개선을 위한 내부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소식에 롯데그룹주는 이날 일제히 반등했다.
롯데제과 주가는 전날보다 3.75% 오른 18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칠성음료(1.64%), 롯데쇼핑(1.70%), 롯데푸드(1.28%), 롯데케미칼(3.26%) 등의 주가도 강세를 나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